여성 옷벗겨 끌고 다니며 성폭행... 인도, 부족 갈등 참상에 발칵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두 여성이 나체 상태로 폭도들에게 끌려다니면서 성추행을 당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인도 사회에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5월부터 부족 간 유혈 충돌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데, 살인, 방화, 약탈, 성폭행 등 끔찍한 범죄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CNN, BBC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5월 4일 일어났는데, 뒤늦게 지난 19일 관련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재조명됐다. 현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쿠키 부족의 남성 2명과 여성 3명이 마니푸르주 캉폭피 지역을 습격한 메이테이족 폭도를 피해 숲으로 도망가던 중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폭도들은 쿠키족 마을을 불에 태웠고, 두 남성을 살해한 뒤 강제로 여성들의 옷을 벗겼다.
CNN 등이 확인한 영상에는 두 명의 겁에 질린 여성이 옷을 입은 군중 사이를 벌거벗은 채 걸어가도록 강요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피해자들은 긴 지팡이나 막대기를 무기로 휘두르는 남성 무리에 둘러싸여 있고, 남성들은 여성의 몸을 더듬으며 인근 들판으로 끌고간다.
여성들은 폭도들이 몸을 더듬자 울며 자비를 간청했지만, 이들의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영상에는 가해자들의 얼굴도 그대로 공개됐다. 인도 정부는 트위터 등 모든 소셜 미디어에 관련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사건 당일 메이테이 여성이 아들에게 쿠키족 여성을 성폭행하라고 지시하는 영상도 있다”며 “7월 2일에는 (쿠키족이) 메이테이족 남성에게 참수를 당했다. 살인자는 아무 죄책감 없이 잘린 머리를 들고 다녔다”며 관련 영상을 첨부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지역에서 납치, 집단 강간, 살인 사건이 접수됐다고 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도 더 지난 지금에서야 경찰은 1명을 체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30명 이상의 남성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경찰 고소장에 따르면 여성 중 한 명이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강제로 옷이 벗겨진 다른 여성도 있었지만 영상에는 담기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인도 수도 델리의 연방의회에서는 의원들이 마니푸르 성폭력 사건을 추궁하면서 공식 일정이 중단됐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 사건으로 마음 속에 슬픔과 분노가 들끓었다. 인도 시민 사회를 부끄럽게 만드는 사건으로, 죄를 지은 사람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마니푸르주의 여성 2명에게 일어난 일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일 쿠키 부족 출신인 수천 명의 학생들이 특별 부족 지위를 청원한 대다수의 메이테이 소수 민족 공동체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한 후 주도 임팔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충돌이 시작된 이후 마니푸르주에서 최소 130명이 사망하고 6만명이 집을 잃었다.
마니푸르주의 인구 절반이 넘는 메이테이 부족은 주 수도인 임팔에 거주하며 대부분 힌두교도이다. 반면 소수 부족인 쿠키 부족은 주변 언덕 지역에 거주하는데 이들 대부분 기독교 신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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