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확인, 수도권 중심 보합 또는 우상향”

2023. 7. 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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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인 하반기 부동산 전망
서울 주요단지 최고가 청신호
지방은 지역호재따라 양극화
“대세상승은 아직 무리” 의견도

7월 세번째주(17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이 0.02% 올라 1년6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진짜 바닥을 친 게 아니냐고 진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사이에만 0.07% 뛰어 9주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늘고 수도권 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을 유지하거나 상승하고 있어 이런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반면, 일각에선 아직 대세 상승으로 진입했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상반기 대비 하반기 가격 회복 탄력성은 약해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하반기 집값 ‘강보합’ 전망 대세=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서울 집값은 하반기에도 강보합 혹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수준보다 가격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의도, 용산 등 호재 지역은 가격 유지 혹은 상승이 예상되고, 교통 여건이 나아지는 지역 등도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도 “바닥을 다지면서 강보합이나 우상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거래량이 늘고 있는 서울은 상대적으로 정부의 정책 금융, 금리, 실수요가 받쳐줘서 급매물에 이어 정상매물까지 거래되고 있다”며 “서울 안에서 되는 지역들은 수요 뿐만 아니라 대기수요까지 많고, 전고점이 육박한 단지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흔들림 없는 ‘대세 상승’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바닥을 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계속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가 한번 더 오를 가능성도 있고, 경제가 좋아질 만한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대세 상승이나 상승 전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반등세가 이어지되 상반기 때 급매 소진이 이뤄져, 하반기에는 가격 반등 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현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은 강남, 마·용·성 등은 반등했지만 강북 일부는 소외되며 양극화를 보였다”며 “온전히 반등한다고 보기는 애매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최대 변수는 ‘경기 침체’ 심각성=부동산 시장 변수로는 국내 경기 상황 등이 꼽혔다. 서진형 교수는 “금융기관의 부실화, 국내 경기 침체 등이 돌발 변수로 나타나면 시장이 다시 침체기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리스크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바닥 다지기를 굳힐 것”이라고 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경우, 하락세가 이어지되 일부 지역은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원갑 위원은 “지방은 수도권을 따라 추세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지역 경기 및 공급 여건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동현 센터장도 “실수요 기반이 약한 지방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나마 수도권과 근접한 세종 충청권과 대전 정도가 유망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교수는 “서울과 지방 간의 양극화는 좀 더 심화될 것”이라며 “다만 세종과 부산 등 선도 지역은 우상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보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황수 교수는 “비수도권 지역에도 기차, 전철 등 교통 호재 있는 지역들은 국지적으로 반응할 수 있지만 지방 전체 상승은 어렵다”며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 지역별로 중심부는 강세일 수 있다”고 했다.

▶“대세 상승은 어려워”=전문가들은 ‘대세 상승 시기’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최황수 교수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 금리 내린다고 가정하면 (약 2년 시차를 두고) 2026년 7월 정도부터 상승하지 않을까 싶다”며 “실물자산은 5~6년간 오르고, 1~2년 하락했다가 바로 다시 반등하기는 어렵다. 특히 부동산은 비용이 많이 들고 여타 제약조건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동현 수석위원은 “서울 거래량이 지난해 말 대비 3배 정도 늘었는데, 하반기에도 증가 폭이 이어질지 관건”이라며 “5000~6000건을 오간다면 완전히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3000~4000건 수준이면 양극화 상태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고, 시장에 반영되는 기간이 있어 내년 상반기 집값도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 역전세 우려와 관련해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서진형 교수는 “전세 사기, 빌라왕 등 문제가 불거지며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조건이 깐깐해져 결국 전셋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서 나가기 쉽지 않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황수 교수는 “금리 자체가 상방 경직성이 있어, 거시적으로 보면 전세 가격은 오르는 추세로 갈 것”이라고 봤다.

고은결·박자연·이준태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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