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드디어 미국의 초대장을 받았다!…네타냐후 작전 성공?
[앵커]
최근 이스라엘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미국에 방문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을 조금은 떨떠름하게 지켜봤을 사람, 다름 아닌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일 텐데요.
이스라엘은 대통령이 아니라 총리가 실권자인데, 최근 미국과 사이가 멀어지면서 미국이 이른바 '총리 패싱'을 한다는 말까지 나왔죠.
오랜 우방인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가 복잡해지는 사정.
지구촌 돋보기에서 알아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두 나라 대통령이 만났는데 어떤 대화가 오갔나요?
[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현지시각 18일 워싱턴 DC에서 만났습니다.
오랜 동맹 관계인 두 나라는 공동의 적, 이란의 핵 개발 문제나 러시아 견제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두 나라의 튼튼한 관계는 민주적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의원내각제인 이스라엘은 대통령은 상징적인 자리고, 실질적인 권력은 총리에게 있죠.
현재 이스라엘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파 정권으로 불립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보수 정책을 밀어붙이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두 대통령이 우려를 표현한 셈이죠.
[이츠하크 헤르조그/이스라엘 대통령 :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는 건전하고, 강하고, 회복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우려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국내외 반발을 샀던 보수 정책을 다시 추진하기 시작했잖아요?
[기자]
정부를 견제하는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이른바 '사법부 무력화' 법안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법을 고치려고 시도하다가 대규모 반대 시위에 부딪혔고, 바이든 대통령까지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한발 물러선 상황이었는데요.
지난 11일 이스라엘 의회가 법안을 1차적으로 가결했습니다.
반발을 예상해 법안을 조금 고치긴 했지만, 어떻게든 현 상황을 바꾸겠다는 겁니다.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시민 : "저는 민주주의를 진심으로 믿기 때문에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정부가 하나의 정당에 소유되거나 통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2일 "수십 년 동안 경험한 정부 중에서 가장 극단적"이라며 다시 한번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했습니다.
[앵커]
네타냐후 총리가 나라 안팎으로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는 모양새인데, 그래서일까요?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중국과 밀착하기 시작한 건데요.
네타냐후 총리가 중국의 초청을 받아 조만간 시진핑 주석과 만날 거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스라엘 총리실이 맞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경쟁 상대인 중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외교적인 대안을 모색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도 네타냐후 정권은 미국 입맛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있잖아요?
[기자]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하라는 미국의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중립' 입장을 고수하고 있죠.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사 무기가 이란에 흘러 들어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돕지 않으면서 팔레스타인과는 무력 충돌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이달 초에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서안 난민촌을 대규모로 기습 공격했는데, 유엔까지 나서서 "무력 사용에 대한 국제법 기준을 악질적으로 유린했다", "전쟁범죄가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그런 네타냐후 총리의 작전이 좀 효과가 있던 걸까요?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미국으로 초대했다면서요?
[기자]
사실 미국은 그동안 관례적으로 이스라엘 총리가 바뀌면 곧장 백악관으로 초대해 우방국을 대우했었는데요.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취임 일곱 달이 넘도록 소식이 없다가, 이번에 초대장을 보낸 겁니다.
중동에서 점점 입김이 세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결국 이스라엘에 손을 뻗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일단은 기 싸움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긴 것처럼 보이는데요?
[기자]
하지만 이스라엘도 마냥 미국을 적대시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미국과의 끈끈한 동맹은 중동 화약고 한가운데 있는 이스라엘에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현지 언론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중국과 밀착하는 걸 두고 '전략적 실수'라고 짚기도 했는데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따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다르다"며, "사우디는 이스라엘처럼 미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군사 지원을 받거나,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의존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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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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