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아들 싸움 말리며 보호하는 어미 범고래
어미 범고래가 다 큰 아들의 싸움을 말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 연구팀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폐경을 한 어미 범고래와 함께 있는 수컷 범고래가 흉터가 적었다”고 밝혔다.
폐경은 동물들에게는 드문 일이다. 포유류 중 인간과 이빨고래 등 단 6종만 폐경을 경험한다. 범고래는 야생에서 최대 90년까지 살 수 있으며, 폐경 후에도 평균 22년을 산다. 과학자들은 번식하지 않고 폐경 후에도 삶을 보내는 이유를 알고자 했다. 앞서 이전 연구들에서 폐경 후에도 범고래가 잡은 먹이를 새끼들에게 주는 사례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어미 범고래들이 아들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태평양 북서부 연안에 사는 범고래의 사진을 통해 몸에 난 흉터를 확인했다. 그 결과 폐경을 한 어미와 함께 있는 수컷은 어미가 없거나 아직 새끼를 낳는 어미가 있는 다른 범고래보다 흉터가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미의 보호 덕분이다. 범고래는 인간 외에는 자연에서 포식자가 없기 때문에 범고래의 피부를 뚫을 수 있는 이빨 자국은 다른 범고래에 의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번식을 계속하는 대신 폐경 이후의 범고래가 자녀와 손자를 도와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진화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수컷은 여러 암컷과 번식할 수 있고 어미의 유전자를 물려줄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에 아들을 보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범고래도 사람처럼 모성애로 자식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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