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는 ‘오은영 금쪽이’로 해결 안 돼…환상일 뿐”

소아정신과 서천석 박사 지적

▲ 오은영 박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서울 양천구의 한 공립초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교권 추락’ 문제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박사가 오은영 박사의 ‘금쪽 상담소’ 방송이 주는 영향을 지적했다.

육아 상담 등 예능 프로그램 속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솔루션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서 박사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육아 상담 방송에 대해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며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 실력이 부족하든, 노력이 부족하든 둘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신과 의사라면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아이가 있고, 상당수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에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며 “그런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도 프로그램은 흥행 내지 권위를 위해 의도적인지 아니면 은연중에 그러는지 환상을 유지하려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의학 박사. [JTBC 캡처]

그러면서 서 박사는 최근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내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의 ‘교권 추락’ 사건을 언급하며 “이걸 갖고 부모를 탓하고 그 아이를 비난해 봐야 변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 박사는 “일반적 교권 침해 문제는 그 문제대로 강력한 해결책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신적 문제 내지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교실 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선 이를 적극적으로 다룰 치료기관과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상담 몇 차례나 교육 몇 차례로는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가 아니면 그런 것이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쯤은 다 안다”며 “교육적 장기 입원까지 가능한 전문적 접근은 물론 행동치료 경험이 풍부한 일대일 전담 교사(치료사) 배치 등 강력한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 아이도, 나머지 아이들도, 교실도 지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 양천구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실에서 정서·행동장애 판정을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폭행으로 해당 교사는 얼굴과 팔 등에 부상을 입어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초등교원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된 이 사건으로 폭행을 가한 학생은 전학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