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공 자국 지우고, 기권승하자 환호... ‘비매너’ 헝가리 선수 결국 사과

박강현 기자 2023. 7. 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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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공 자국을 지우는 등 비신사적인 행위로 논란을 자초한 헝가리의 아마리사 토스(20·세계 548위)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헝가리의 아마리사 토스가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헝가리 그랑프리 단식 32강전에서 라켓을 휘두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토스는 2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헝가리 그랑프리 단식 16강전에서 카테리나 베인들(29·우크라이나·100위)에게 세트스코어 0대2(3-6 1-6)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논란은 앞서 19일 열린 32강전에서 발생했다.

토스는 당시 중국의 베테랑 선수 장솨이(34·45위)에게 기권승을 거뒀는데, 이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

1세트 5-5(15-15)로 맞선 상황에서 장솨이가 날린 회심의 포핸드 스트로크 샷이 라인을 스친 듯 했지만, 라인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장솨이는 즉시 항의했다. 주심이 결국 코트로 내려와 확인을 했지만, 아웃 선언을 반복했다. 이 경기는 클레이코트에서 벌어지고 있었는데, 클레이코트에선 공 자국이 다 남기 때문에 공의 궤적을 추적해 인아웃 판정을 하는 ‘호크아이’ 기술을 적용하지 않는다.

중국의 장솨이(왼쪽)가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헝가리 그랑프리 단식 32강전 도중 라인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한참을 더 호소한 장솨이는 결국 판정에 승복하는 듯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5-5(30-30) 상황에서 갑자기 토스가 네트 근처로 다가와 코트 위에 찍혀있던 공 자국을 아예 발로 지워버렸다.

그러자 장솨이는 “지금 뭐하는 거냐” “왜 그러는 거냐” “공이 아웃이었다면 왜 자국을 지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헝가리 관중들은 장솨이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결국 장솨이는 1세트 경기 도중 눈물을 흘리며 기권했다. 장솨이가 토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자 토스는 악수엔 응했지만, 악수를 하자마자 곧바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기권승을 만끽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스 자베르(29·튀니지·6위)는 토스의 행위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고, 마리아 사카리(28·그리스·9위)는 “토스는 투어에서 퇴출되는 게 마땅하다”며 직격했다. 정상급 선수들이 장솨이를 위로한 것이다.

토스는 16강전에서 탈락한 뒤 “그 경기 결과가 이렇게 큰 후폭풍을 불러올 줄 몰랐다”면서 “이 일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장솨이를 선수와 사람으로서 존경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누군가를 화나게 할 의도가 아니었다. 경기 상황에만 몰두하다 보니 제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며 “이런 방식으론 승리하고 싶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장솨이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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