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공 자국 지우고, 기권승하자 환호... ‘비매너’ 헝가리 선수 결국 사과
테니스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공 자국을 지우는 등 비신사적인 행위로 논란을 자초한 헝가리의 아마리사 토스(20·세계 548위)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토스는 2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헝가리 그랑프리 단식 16강전에서 카테리나 베인들(29·우크라이나·100위)에게 세트스코어 0대2(3-6 1-6)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논란은 앞서 19일 열린 32강전에서 발생했다.
토스는 당시 중국의 베테랑 선수 장솨이(34·45위)에게 기권승을 거뒀는데, 이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
1세트 5-5(15-15)로 맞선 상황에서 장솨이가 날린 회심의 포핸드 스트로크 샷이 라인을 스친 듯 했지만, 라인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장솨이는 즉시 항의했다. 주심이 결국 코트로 내려와 확인을 했지만, 아웃 선언을 반복했다. 이 경기는 클레이코트에서 벌어지고 있었는데, 클레이코트에선 공 자국이 다 남기 때문에 공의 궤적을 추적해 인아웃 판정을 하는 ‘호크아이’ 기술을 적용하지 않는다.
한참을 더 호소한 장솨이는 결국 판정에 승복하는 듯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5-5(30-30) 상황에서 갑자기 토스가 네트 근처로 다가와 코트 위에 찍혀있던 공 자국을 아예 발로 지워버렸다.
그러자 장솨이는 “지금 뭐하는 거냐” “왜 그러는 거냐” “공이 아웃이었다면 왜 자국을 지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헝가리 관중들은 장솨이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결국 장솨이는 1세트 경기 도중 눈물을 흘리며 기권했다. 장솨이가 토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자 토스는 악수엔 응했지만, 악수를 하자마자 곧바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기권승을 만끽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스 자베르(29·튀니지·6위)는 토스의 행위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고, 마리아 사카리(28·그리스·9위)는 “토스는 투어에서 퇴출되는 게 마땅하다”며 직격했다. 정상급 선수들이 장솨이를 위로한 것이다.
토스는 16강전에서 탈락한 뒤 “그 경기 결과가 이렇게 큰 후폭풍을 불러올 줄 몰랐다”면서 “이 일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장솨이를 선수와 사람으로서 존경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누군가를 화나게 할 의도가 아니었다. 경기 상황에만 몰두하다 보니 제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며 “이런 방식으론 승리하고 싶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장솨이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inute to Read] Samsung Electronics stock tumbles to 40,000-won range
- “주한미군 이상 없나?” 트럼프 2기 미국을 읽는 ‘내재적 접근법’
- 온 도시가 뿌옇게… 최악 대기오염에 등교까지 중단한 ‘이 나라’
- 한미일 정상 "北 러시아 파병 강력 규탄"...공동성명 채택
- [모던 경성]‘정조’ 유린당한 ‘苑洞 재킷’ 김화동,시대의 罪인가
- 10만개 히트작이 고작 뚜껑이라니? 생수 속 미세플라스틱 잡은 이 기술
- 와인의 풍미를 1초 만에 확 올린 방법
- [북카페] ‘빌드(BUILD) 창조의 과정’ 외
- [편집자 레터] 가을 모기
- [우석훈의 달달하게 책 읽기] 스위스에서 막내에게 농지를 우선 상속하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