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징계절차 개시에 ‘과하지욕’… “큰 뜻 위해 치욕 참는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 19일 기자실을 찾아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독자 제공

 
‘폭우 골프 라운딩’ 논란으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징계절차 받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SNS에 ‘과하지욕’(跨下之辱)이란 고사성어를 올리며 심경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과하지욕이란 ‘큰 뜻을 위해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는 의미로 과거 중국 한나라 개국공신이 젊은 시절에 불량배의 가랑이 밑을 지나가며 치욕을 견딘 것에서 유래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5일 집중 호우로 오송 궁평지하차도에서 14명의 희생자가 나왔을 당시에 골프 라운딩을 나섰던 것으로 나타나며 도마위에 올랐다. 공직자로서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이에 지난 17일 여의도 국회를 찾았던 홍 시장은 “괜히 그거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 그럴 사람이냐”라고 대응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결국 지난 19일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은 홍 시장은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수해로 상처입은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홍 시장 논란에 대해 진상파악을 지시했고 국민의힘 윤리 위원회는 지난 20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징계 사유는 당 윤리규칙 제22조 제2항(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 위반 및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 제4조 제1항(품위유지) 위반 등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