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서 벙커로...디오픈 첫날 선수들 괴롭힌 잔혹한 벙커
남자 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오픈(총상금 1650만달러) 첫날 키 203cm의 아마추어 선수가 선두에 올랐다.
21일 잉글랜드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738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크리스토 람프레히트(22)가 5언더파 66타를 쳐 토미 플리트우드(32·잉글랜드), 에밀리아노 그리요(31·아르헨티나)와 나란히 공동 선두를 달렸다. 미국 조지아공대에 재학 중인 람프레히트는 키가 2m를 넘는 장타자다. 디오픈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오른 것은 2011년 톰 루이스(32·잉글랜드) 이후 12년 만이다. 2015년 당시 아마추어였던 폴 던(31·아일랜드)은 이 대회 3라운드 공동 선두를 기록한 적이 있다.
브라이언 하먼(36·미국) 등이 공동 4위(4언더파), 올해 US오픈 챔피언 윈덤 클라크(30·미국) 등이 공동 7위(3언더파)를 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28)가 공동 13위(2언더파)로 가장 순위가 높았고 임성재(25)가 공동 19위(1언더파), 김주형(21)이 공동 89위(3오버파)였다. 9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 기대를 모으는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는 공동 32위(이븐파)로 출발했다.
날씨가 비교적 좋았던 이날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의 항아리 벙커들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특히 18번홀(파5·599야드)에서 턱이 가파르고 높은 벙커에 빠지면 쉽게 나오지 못했다. 저스틴 토머스(30·미국)는 18번홀에서 9타를 쳐 공동 153위(11오버파)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티샷이 아웃 오브 바운즈 구역으로 들어가 1벌타를 받았고, 4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진 뒤 5번째 샷은 또 다른 벙커로 갔고 6번째 샷을 러프로 빼냈다. 82타는 토머스가 메이저 대회에서 기록한 최악의 스코어다.
홍콩 출신 타이치 코(23)는 18번홀에서 10타를 치고 1라운드 최하위인 156위(12오버파)를 기록했다. 2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고 3번째, 4번째 샷도 빠져나오지 못했다. 5번째 샷을 밖으로 빼냈지만 6번째 샷이 다시 같은 벙커로 들어갔다. 8번째 샷을 겨우 그린에 올려 투 퍼트로 마무리했다. 이날 18번홀에선 19명이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를 기록했다. 2014년 이 코스에서 디오픈이 열렸을 땐 대회 나흘 동안 26명이 이 홀에서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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