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키신저 '환대'…中 관영지 "미중 관계 개선 모멘텀" 기대감

정윤영 기자 2023. 7.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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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영향력 있는 인사' 키신저 환대…미중 관계 '해빙' 무드?
"美, 긍정적 모멘텀 계기로 '잘못된' 대중국 정책 선회해야"
미국 외교의 전설 헨리 키신저가 20일 댜오위타이 국빈초대소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2023.07.20.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회담을 실시한 가운데, 중국 관영지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미국이 대(對) 중국 정책을 전환해 긍정적인 모멘텀을 되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지인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시진핑 주석과 키신저 전 장관간 회동에 주목하며 "미중 관계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현재, 국제사회는 '세력 균형'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진 키신저 전 장관과 같은 영향력 있는 인사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키신저 전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 특사에 이어 중국에 방문한 가장 최근의 고위급 인사"라면서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재개되는 것은 미국의 잘못된 대중국 정책으로 인해 침체에 빠진 미중 관계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이 '모멘텀'을 포착해 대만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행동하며 양국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에 이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난 키신저는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했다. 두 인사가 만난 곳은 키신저가 국무장관 시절이었던 50여년 전, 그가 중국 지도자들을 처음 만난 장소인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미중이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의 3원칙을 지키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미중이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모색하고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양국과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중간 고위급 교류가 최근 활성화 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모멘텀이 생겼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멘텀은 미국이 잘못되고 부정적인 대중국 정책을 선회할지 여부에 따라 달려 있다는 게 중국 측 입장이다.

20일 베이징 시내의 한 대형 전광판이 미국 외교의 전설 키신저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회담하는 장면을 중계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중국 칭화대 국제전략안보센터 쑨청하오 연구원은 "우리는 서방 학계에서 미중 관계에 대해 합리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목격했고, 키신저는 그러한 목소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런 목소리를 모아 미국 정부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국으로 규정하는 만큼 전반적인 대중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은 낮지만,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단속을 중단하는 등 일부는 조정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인 뤼샹은 시 주석이 키신저 장관에게 전한 주요 메시지는 "미중 관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됐다는 점"이라면서 "양국 간의 협력은 안정적인 세계를 위한 가장 큰 보증 역할을 한다는 표현을 한 것"이라면서 "미중 관계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이미 취약한 세계 경제가 붕괴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미중 관계는 현재 가장 큰 글로벌 이슈"라고 강조했다.

시에펑 주미 중국 대사는 모멘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기 위해 미중이 진정성을 가지고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의 중국 여행 자제 권고를 철회와 여객기 증편 그리고 미중간 과학 기술 협력 갱신 등 분야에서 정책을 선회할 수 있는 분분은 즉시 시행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중단하고 '회색 코뿔소'(grey rhino·대비하지 않다 위기를 맞는 경우)를 방지하고 '검은 백조'(black swan·가능성이 낮지만 발생할 경우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경우)를 통해 미중 관계에 새로운 혼란과 불안정을 부추기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뤼샹 연구원은 "양국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대화를 실시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와 기술 억제 그리고 대만과 같은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한 번에 모든 기조를 뒤집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시작은 해야 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중 첫 대면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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