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사절단 동행한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의 친환경 경영 전략

강현숙 기자 2023. 7.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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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10개 법인 운영… ‘리커버 프로젝트’로 유럽 시장 공략 발판
6월 22일 베트남 하노이 시내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운데)가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최태원 SK 회장(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세실업은 전 세계 9개국에서 22개 법인과 10개 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패션 ODM (제조업자 설계생산) 기업이다. 베트남에만 10개 법인을 두고 있을 만큼 베트남은 한세실업 성장을 이끈 주요 생산기지다. 특히 베트남 현지인과 상생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함으로써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대통령 베트남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 동행

베트남 법인 고용 인원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2만5000여 명에 달하며, 지난해 베트남에서 생산한 의류의 수출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다. 또 베트남 공장에 친환경 설비를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한세실업이 베트남 법인에 투자한 금액은 2400만 달러(약 305억4000만 원)에 이른다.

6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에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과 김경 사장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동포 간담회를 비롯한 동행 경제인과의 만찬 간담회,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하고, 양국 기업인 및 관계자들과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6월 22일 진행된 만찬 간담회에서 헤드 테이블에 배정된 김 부회장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바로 곁에서 식사하며 베트남 협력을 비롯한 업계 전반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김 부회장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차남으로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고, 미국 의류업체 아베크롬비를 거쳐 2004년부터 한세실업에 합류해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 방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응우옌 탕 훙 소비코그룹 회장을 만나 한세실업과의 협력을 이끌어낸 것이다. 1992년 하노이에 설립된 소비코그룹은 베트남 최대 민영 항공사 비엣젯(Vietjet)을 포함해 금융·유통·부동산·에너지 분야 계열사를 보유 중이며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엣젯은 국제항공 안전·품질 평가기관 에어라인레이팅스(AirlineRatings)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10대 LCC(저비용항공사)'에 베트남 항공사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세실업이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의류의 수출 규모가 10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소비코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특히 물류 분야와 직결된 비엣젯과의 협력이 기대된다. 김 부회장은 "지속적으로 우호관계를 다져온 비엣젯을 비롯해 베트남의 다양한 현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을 약속했다"며 "이번 경제사절단 동행으로 현지 기업들과 시너지 효과 창출 가능성이 대폭 확대됐다"고 밝혔다.

최근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 친환경 생산시설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리커버(Recover)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리커버 프로젝트란 한세실업 베트남 법인이 공장 건물을 임대해주고, 리커버텍스(원단·의류를 모아 분류하고 조각내 잘게 부순 뒤 실을 다시 짤 수 있는 원료인 섬유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가진 업체) 법인을 신설해 리커버텍스 베트남 공장을 세팅하는 사업 구조를 일컫는다. 이렇게 하면 한세실업은 리커버텍스 베트남 공장이 재활용 섬유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 조달에 주도권을 갖게 되고, 생산된 섬유 역시 우선적으로 구매할 권리를 지닌다.

베트남 법인, 친환경 경영 활동 집중

한세실업은 올해 베트남VN 1공장을 임대해주고 건물 내부에 리커버 기계를 설치할 예정이다. 리커버 프로젝트가 원활히 이뤄지려면 버려진 원단·섬유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수거하고 분류하는 작업과 함께, 만들어진 섬유를 실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한세실업은 베트남 국영섬유의류 기업 비나텍스의 자회사 하노이시멕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재활용 섬유 가먼트 생산을 위한 밸류체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한세실업이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 그리고 섬유와 패션 산업의 순환성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 부회장은 "리커버 프로젝트를 통해 재활용된 원단은 수출용 제품으로 만들어 의류 생산에 친환경 공정 적용이 강제된 유럽연합(EU) 등 유럽 시장에 우선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지역에 신규 생산시설을 적극 확충해 친환경 생산이 중요한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세실업은 리커버 프로젝트 외에도 신성장 비즈니스를 위해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유치하는 등 베트남 공기업과 합작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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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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