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 기대감에 포스코홀딩스 신고가 랠리

김우정 기자 2023. 7.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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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부터 소재까지 ‘풀 밸류체인’ 구축으로 ‘지주사 디스카운트’ 극복”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 있는 포스코홀딩스의 염수 리튬 폰드(인공호수). 지하에서 시추한 염수가 적정 농도에 이를 때까지 이곳에서 증발 과정을 거친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이제 포스코그룹은 철강업체가 아닌, 2차전지 대표 기업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직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증권가 애널리스트)

"포스코는 2차천지 풀 밸류체인을 구축한 회사다. 지금도 주가는 싸다 못해 모욕적인 수준이다."(온라인 종목토론방 누리꾼)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대표 주자로 주목받으면서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상승이 가파르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7월 19일 전날보다 1만1500원(2.36%) 오른 49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그래프 참조).

포스코그룹 시총 반년 만에 2배로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51만7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주가가 약 80% 상승한 것이다. 최근 지주사뿐 아니라 포스코그룹 6개 상장사 주가가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의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7월 19일 장중 한때 48만3000원을 터치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대비 166% 급등한 수치다. 포스코DX(328%), 포스코엠텍(300%), 포스코인터내셔널(107%), 포스코스틸리온(103%) 등 다른 계열사 주가도 올해 들어 세 자릿수 상승했다. 이 중 포스코엠텍의 경우 철강제품 포장과 알루미늄 탈산제 공급이 주요 사업임에도 2차전지주로 함께 묶여 상승세를 보이자 일각에선 과열 우려도 나온다.

상장사 주가가 급등해 포스코그룹 시가총액은 반년 만에 2배가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DX, 포스코엠텍, 포스코스틸리온 시가총액은 86조1200억 원(7월 17일 기준)을 돌파해 지난해 말(41조5918억 원)보다 107.06% 불어났다.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율이다. 특히 포스코홀딩스 시가총액은 기아, 네이버, 카카오 등을 제치고 최근 9위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 20위권 밖이던 포스코퓨처엠도 10위에 안착했다.

투자업계에는 '지주사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다. 지주사 주가는 그룹 핵심 사업을 맡은 계열사에 비해 저평가된다는 뜻이다. 지주사는 그룹의 헤드쿼터로서 미래 먹을거리를 찾고자 신사업에 투자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 그룹 자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하기 마련이다. 지주사 체제를 택한 국내 대기업 집단 대부분이 이런 지주사 디스카운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다면 유독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펄펄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포스코홀딩스는 단순한 지주사를 넘어 최근 각광받는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피해갈 수 있다"며 "포스코홀딩스가 양·음극재 생산을 도맡을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에 리튬을 공급하는 사업은 밸류체인 구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 "2030년 2차전지 소재 매출 62조"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18년 '포스코 100대 개혁 과제'에 양·음극재 생산을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포함한 데 따른 행보다. 포스코홀딩스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미래기술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 분야를 인공지능(AI), 수소 및 저탄소에너지 등과 함께 핵심 연구 분야로 규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2차전지 관련 사업 로드맵도 나왔다. 포스코홀딩스는 7월 11일 개최한 '2023 2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 행사에서 "2030년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만 매출 62조 원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목표 매출을 41조 원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50% 이상 올려 잡은 것이다. 이날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대표이사 사장)은 "향후 3년간 그룹 전체 투자액의 46%를 2차전지 소재 사업에 투자해 2026년 이후 본격적인 이익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 구상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핵심 원료부터 소재까지 풀 밸류체인 구축'이다. 2030년까지 사업 분야별 구체적인 목표를 보면 각각 △리튬 생산능력 42만3000t(매출 13조6000억 원) △고순도 니켈 24만t 확보(매출 3조8000억 원) △리사이클 사업을 통한 리튬·니켈·코발트 등 7만t 생산능력 확보(매출 2조2000억 원) △양극재 100만t(매출 36조2000억 원) 및 음극재 37만t(매출 5조2000억 원) 생산체제 구축이다(그림 참조).

포스코그룹의 화려한 2차전지 소재 사업 청사진은 특히 개인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3~19일 개인투자자는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약 695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가 주식 7152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주가 상승에 따라 외국인투자자와의 줄다리기에서 당장은 개인투자자가 우세한 형국이다. 하지만 포스코그룹의 미래가치에 베팅한 투자가 성공하려면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스케줄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당장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일정은 10월로 예정된 자회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리튬 초도 생산이다. 호주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 리튬 정광을 공급받아 안정적으로 리튬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아르헨티나 염호 1~4단계 개발로 각각 2만5000t, 총 10만t 리튬을 생산하는 것과 함께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구축의 중요 사업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7월 19일 전화 통화에서 "10월로 예정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리튬 초도 생산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투자 전문가는 "리튬 생산 과정에서 수율이 얼마나 빨리 확보되는지가 포스코그룹의 밸류체인 안착에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 초도 생산 예정대로 진행돼야"

최근 과열 양상을 띠는 2차전지 섹터 주가를 놓고 '추가 상승론'과 '조정론'이 교차한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그룹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를 기존 44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성장주가 된 포스코홀딩스의 미래 주가 전망은 좋아 보인다"면서도 "리튬 초도 생산 등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게 향후 투자심리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서는 현대차증권(46만→48만 원)을 비롯해 교보증권(29만→46만 원), 다올투자증권(27만→48만 원), 한화투자증권(43만→45만 원), 메리츠증권(41만→45만 원) 등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전방 산업인 전기차 업황이 예상을 밑돌거나 과잉투자 우려 등이 제기될 경우 주가가 조정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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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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