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안쪽인데 OB라고? 별난 로열 리버풀 18번 홀

권훈 2023. 7. 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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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픈 골프 대회 1라운드가 끝난 뒤 대회장인 영국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 18번 홀(파5)이 화제로 떠올랐다.

골프가 점점 더 성행하면서 골프 코스가 승마장을 잠식해 들어갔고 18번 홀 OB 지역은 1870년대까지 승마 코스의 일부였기에 이런 이상한 OB 구역이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 18번 홀은 조금만 샷이 빗나가도 OB가 되는 이상한 코스 레이아웃 탓에 많은 선수의 한탄과 좌절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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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홀 OB 두방에 트리플보기 파울러 "이게 링크스"
코스를 살피는 리키 파울러.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디오픈 골프 대회 1라운드가 끝난 뒤 대회장인 영국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 18번 홀(파5)이 화제로 떠올랐다.

이곳에서 리키 파울러(미국)는 OB 두방을 날리며 트리플보기를 적어냈다.

2언더파로 공동 6위를 달리던 파울러는 한꺼번에 3타를 까먹은 탓에 공동 48위로 추락했다.

그런데 문제는 파울러의 OB는 터무니없는 미스샷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305야드를 날아간 티샷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 떨궜다.

289야드를 남기고 페어웨이 우드로 두 번째 샷을 때렸는데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난 공은 OB 말뚝 바깥쪽에 멈췄다.

벌타를 받고 같은 장소에서 한 번 더 친 공도 거의 비슷한 곳으로 날아갔다.

두 번 연거푸 OB를 낸 것이다. 파울러는 6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리고 2퍼트로 마무리했다.

파울러의 공이 떨어진 곳은 이른바 골프 코스 경계 밖(Out of Bounds)이 아니다.

OB 말뚝을 지나서도 제법 널찍한 잡초 지역이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갤러리들을 코스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는 로프가 OB 구역보다 더 바깥쪽이다.

그냥 공을 쳐도 되는, 어쩌면 코스의 일부를 OB 구역으로 지정한 셈이다.

골프닷컴에 따르면 이런 기형적인 OB 구역이 자리 잡은 건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의 오랜 역사에 기인한 것이다.

150년 전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은 골프장이 아니라 리버풀 사냥 클럽으로 불리던 승마장이었다.

골프가 점점 더 성행하면서 골프 코스가 승마장을 잠식해 들어갔고 18번 홀 OB 지역은 1870년대까지 승마 코스의 일부였기에 이런 이상한 OB 구역이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승마 코스와 상관없지만, 평소에 회원 연습장으로 쓰이는 이 구역은 대회 때면 들어서는 많은 시설물 보호를 위해 OB 구역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코스 안쪽(in the bounds of the golf course)인데, 왜 코스 밖(out of bounds)라고 하느냐"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 18번 홀은 조금만 샷이 빗나가도 OB가 되는 이상한 코스 레이아웃 탓에 많은 선수의 한탄과 좌절이 벌어졌다.

9년 전 이곳에서 디오픈이 열렸을 때 나흘 동안 더블보기가 넘는 스코어가 26개나 나왔다.

파울러는 "어쩔 수 없다. 링크스 코스는 원래 그런 것이다. 링크스 코스는 저마다 다른 개성이 있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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