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집단” vs “정권 종말”…남북, 미 전략핵잠 기항에 거친 말 대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미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 전략핵잠수함이 한국에 온 것은 42년 만이다. 주한미군 페이스북

핵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기항이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한다는 북한 국방상 담화를 두고 국방부가 21일 “북한이 지속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정당한 방어적 대응조치”라고 반박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밤 강순남 국방상 명의의 담화에서 “미 군부 측에 전략 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상기시킨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 국방상 담화문에 대한 국방부 입장’을 내어 “(북한이) 한-미 핵협의그룹(NCG) 개최와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대한민국 기항의 목적을 호도하며 비난했다”며 “한-미가 핵협의그룹을 개최하고 에스에스비엔을 전개한 것은 북한의 주장처럼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모의나 핵 위협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은 불법적인 핵무기 선제공격을 포함하는 핵무력정책법을 채택하고 실제 핵무기 선제공격훈련과 한-미동맹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반복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한-미동맹에 대한 어떠한 핵 공격도 동맹의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북한 핵위협에 맞선 핵협의그룹 첫 회의를 열고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공격도 북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19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국 전략핵잠수함에 올라 ‘북 정권 종말’을 다시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날 북한 강순남 국방상은 “우리 국가의 ‘정권 종말’을 입에 올리는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깡패 집단에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군사력 사용은 미국과 ‘대한민국’에 있어서 자기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 두 번 다시 생각할 여지조차 없는 가장 비참한 선택으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정세는 최근 북한의 화성-18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중국·러시아의 동해상 연합훈련, 미국 전략핵잠수함 부산 입항, 연이은 공격적인 남북 담화·입장 등이 맞물리면서 군사 대결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