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범 "유전병으로 힘들었다…두 아들도 경계성 자폐 스팩트럼"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전 농구선수 한기범 씨가 유전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과거를 털어놨다.

지난 20일 MBN '특종 세상'에는 전 농구선수 한기범 씨가 출연해 두 아들의 자폐 판정과 본인의 유전병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0일 MBN '특종 세상'에는 전 농구선수 한기범 씨가 출연해 두 아들의 자폐 판정과 본인의 유전병 이야기를 털어놨다. [사진='MBN 특종세상' 캡처]

한 씨는 두 아들이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아내 안미애 씨는 "난임이었기에 병원을 오래 다녔다. 남편은 '나는 아기 없어도 당신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해줬다"며 "이후 아기를 낳고 유모차에 태워 외출했는데 자기 혼자 '나도 이런 날이 있었구나'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찡했다. 안 낳았으면 어떨 뻔했나 싶었다. 너무 행복했다. 이 사람(남편) 하고 잘 살아야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어느 날 아내가 큰애가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하더라. 보니까 큰애가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주위를 최소한 서너 바퀴 돌더라. 또 어느 날은 조용히 친구도 못 사귀고 가만히 있어서 이상했다. 그래서 집사람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안 씨는 "이런 아이들을 밀어붙이고 막 몰아붙이고 하면 그 세계로 들어가 버린다고 하더라. 잘 자라줬는데 중간에 우리가 한 번 망하고 이러면서 집에 환경이 바뀌고 아이가 틱 장애 같은 게 오더라. 인생이 참 힘들었는데 잘 견녀낸 것 같다"고 고백했다.

지난 20일 MBN '특종 세상'에는 전 농구선수 한기범 씨가 출연해 두 아들의 자폐 판정과 본인의 유전병 이야기를 털어놨다. [사진='MBN 특종세상' 캡처]

첫째 아들 한이세 씨는 "블록 장난감을 좋아했는데 당시 집 경제 상황이 많이 안 좋았음에도 아버지가 잘 사주셨다. 해 달라는 거 하기 위해서 많이 고생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둘째 아들 한다온 씨 역시 "가끔 친구같이 놀고 온화하고 장난스러운 점까지 정말 좋은 아버지다"고 칭찬했다.

한기범 씨 지난 2000년에 첫 번째 심장 수술을 받은 뒤 이후 한 차례 더 수술받았다.

그는 "아버지가 심장 수술 후에 한 1년 정도 사시다가 돌아가셨다. 식구들이 검사받았는데 젊을 때는 다 괜찮다고 하더라. 그런데 어느 날 남동생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하늘나라로 갔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상을 치르고 나서 병원에 갔더니 나도 100% 죽는다고 하더라. 희귀 유전병 마르판 증후군이었다. 두 번째 수술 때가 모든 상황이 좋지 않았고 자포자기할 정도라서 애를 지우자고도 했었다. 아내가 내게 용기를 주며 북돋워 줬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MBN '특종 세상'에는 전 농구선수 한기범 씨가 출연해 두 아들의 자폐 판정과 본인의 유전병 이야기를 털어놨다. [사진='MBN 특종세상' 캡처]

이어 "이런 위험한 병을 아이들에게 준다는 부분이 많이 걱정됐다.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병원에 데려가서 검진받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없다고 하더라. 그때는 아이들이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생명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