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치솟는 식품 물가…그래도 좀 저렴한 걸 찾는다면
<앵커>
친절한 경제의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21일)이 절기상 중복이죠. 오늘 삼계탕 드시려는 분들 많을 텐데, 올해도 몇 번 전해드렸지만 삼계탕 가격이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기자>
이제 서울에서 삼계탕 1그릇의 평균 가격이 1만 6천 원을 훌쩍 넘죠.
이렇게 인기가 있는 집에서 이것저것 재료를 조금 더 넣어서 신경 쓴 특별 메뉴는 한 그릇에 3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합니다.
참고로 지난달을 기준으로 전국의 광역 시·도 중에서 삼계탕이 평균적으로 제일 비싼 곳은 역시 서울이었습니다.
반대로 평균가가 제일 싼 지역은 충북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평균 1만 4천300원 정도, 충북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의 모든 곳에서 삼계탕 1그릇의 평균가가 이제 1만 5천 원을 넘기고 있습니다.
외식에서의 삼계탕값뿐만이 아니죠. 안 그래도 지난 2월에 조류독감이 한번 휩쓸었고 닭고기 가격이 불안했는데 이번에는 큰 비가 내리면서 전국적으로 76만 마리 정도의 닭이 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닭고기가 부족하다 할 정도의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여름 이후로 계속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는 닭고기값이 쉽게 내려오지 못하는 데는 영향이 있는 분위기입니다.
닭고기 공급사들이 병아리로 부화시킬 달걀을 더 사들여오기로 했지만요.
보통 달걀부터 닭을 키워내 출하할 수 있을 때까지 55일, 두 달 정도 걸려서 시장에 닭고깃값 안정으로 반영될 때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려야겠습니다.
<앵커>
닭고기도 비싸졌지만 이번 장마로 채소 가격 많이 올라간 것 같더라고요.
<기자>
특히 상추, 애호박, 깻잎, 산지에서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은, 저장할 수 없는 채소들의 경우에는 당분간 좀 비싸게 사드실 수밖에 없겠습니다.
특히 적상추 같은 채소는 일주일 전에 비해서만 해도 23.5%, 그리고 애호박도 17.2%나 올랐습니다. 일주일 만에 이렇게 가격이 달라진 겁니다.
사실 비 피해 때문에 대부분의 농축 수산물이 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시기인데요.
그래도 가격 부담이 지금 좀 덜한 품목들은 뭐가 있을지 좀 알아왔습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품목으로는 붉은 고추, 애느타리버섯, 수미감자 같은 품목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장을 좀 했다가 내보낼 수 있는 몇 가지 품목들만 지금 좀 가격 하락세가 보입니다.
사실 지금은 대부분의 신선식품들이 그냥 비싸다고 보셔야겠습니다.
그런데 붉은 고추 같은 경우는 지난 일주일 전과 비교했을 때 20% 넘게 가격이 빠졌는데요.
이유가 그동안 붉은 고추 가격이 너무 높았던 탓이 크다는 겁니다.
날씨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아서 계속 단가가 높게 유지되다 보니까 오히려 수요가 줄어들어서 가격까지 지난주보다 내리는 효과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사실 붉은 고추도 날씨 때문에 고가를 찍고 내려오는 중이라는 거죠.
그리고 지금 나오는 과일 중에서는 캠벨 포도가 좀 저렴한 편인데요. 장마 때문에 품질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싸다는 게 역시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양식량이 늘어난 전복, 이건 지난주에도 말씀드렸는데요. 전복 가격이 지금 떨어져 있는 상태거든요.
이거는 생산량을 늘릴 수 있어서 저렴해진 거니까 앞으로도 좀 저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여름 보양식으로는 전복 고려해 보실 만합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최근에 국제경제에서 걱정스러운 요소가 또 하나 생겼죠. 우리도 곽상은 특파원이 계속 전해주고 있는데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이거를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힌 이후 실제로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밀, 보리, 옥수수 이런 품목들이 뭐라 할 것 없이 전부 다 급등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적으로 밀의 선물 가격 같은 경우, 9월에 인도되는 가격 같은 경우는 하루 만에 11% 넘게 뛰면서 러-우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이후로 지금 가장 높은 속도로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러-우 전쟁이 터지고 나서 한동안 식량 위기 공포가 전 세계에 일었죠. 그러다가 한숨을 돌렸던 게 사실 다 흑해곡물협정 덕분이었습니다.
러시아가 전쟁은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선은 건드리지 않겠다, 곡물 수출은 보장한다, 이런 협정을 맺고 나서 세계 곡물 가격이 안정됐던 겁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 이 흑해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종료하고 나서 연일 우크라이나 곡물이 운반되어 나가야 할 오데사 항구 같은 곳들에 러시아가 공습을 거듭하면서 곡물 수출을 실제로 막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안 그래도 식량난을 겪던 나라들에서는 엄청난 위기가 올 수 있고, 좀 넉넉한 나라들도 다시 식량 인플레를 걱정해야 합니다.
빵이나 라면을 비롯한 온갖 종류의 식품들이 다시 오르는 것도 피할 수 없겠고요.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재개를 서방과 일종의 협상 카드로 사용한다고 해도 협상이 되려면 이 카드를 일찍 포기하지 않을 걸로 보여서, 그 사이에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혔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여파들이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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