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장 가동 1년 늦추겠다는 TSMC…속앓이는 애플이?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7. 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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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사진출처 = AFP 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공장 가동시기를 2025년으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년 미뤄진 것으로, TSMC 최대 고객사인 애플 스마트폰 생산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류더인(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숙련된 노동자 부족으로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기가 2025년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당분간 대만에서 전문 엔지니어들을 미국으로 파견해 현지 근로자들을 훈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TSMC는 지난 2020년 5월 애리조나 공장 건설 계획을 처음 발표하고 2021년 중반부터 공장을 건설했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2024년부터 첨단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을 생산하고, 3㎚ 칩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는 2기 공정 시설은 2026년 운영을 개시할 계획이었다.

TSMC는 또한 해당 부지에 두 번째 공장도 추가해 2026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TSMC는 지난해 총 400억 달러(약 51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TSMC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법(Chips Acts)에 따라 미국 정부에 최대 150억달러(약 20조원)의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열린 TSMC의 애리조나 공장 장비 반입식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동하고 참석하기도 했다.

TSMC의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건설이 늦어지면서 이 공장에서 생산된 칩을 사용할 예정이었던 애플의 계획도 차질을 빚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당시 애리조나 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팀 쿡 애플 CEO는“이제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이 칩들은 자랑스럽게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찍히게 됐다”며 “앞으로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앞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최신 칩을 TSMC의 대만 공장에서 조달받고 있다. 애플은 애리조나 공장을 통해 빠르게 칩을 공급받으려 했지만, 공장 가동 시점의 연기로 이런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최근 2개 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애플로서는 갑작스럽게 추가 악재가 생긴 셈이다.

한편, TSMC의 2분기 실적 역시 뒷걸음쳤다.

2분기 매출은 4808억4100만대만달러(약 19조7289억)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고, 순이익은 1818억대만달러(약 7조4592억원)로 이 역시 1년 전보다 23.3% 줄었다.

TSMC의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TSMC는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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