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미국이 내준 ‘민간인 살상 논란’ 무기 집속탄 사용 시작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무차별 살상 무기 집속탄을 남동부 전선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속탄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살상 위험으로 국제사회에서 사용금지 협약까지 체결된 재래식 무기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에서 집속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실제 러시아의 방어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이 지원한 집속탄이 남동부에서 러시아의 방어진지를 공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도 복수의 미군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와 맞닿은 남동부 전선에서 미국산 집속탄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수백여개의 ‘새끼 폭탄’을 품고 있는 무기로, 모폭탄을 투하하면 공중에서 새끼 폭탄이 사방으로 흩뿌려져 광범위한 지역에 폭발을 일으킨다. 한 발 터뜨리면 축구장 3~4개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을 만큼 위력이 강한 무기로 알려졌다.
특히 집속탄은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새끼 폭탄이 지뢰처럼 남아 있다가 수년에서 수십년 뒤 터져 극심한 민간인 피해를 일으키는 무기로 악명을 떨쳤다. 국제인권단체들에 따르면 각종 분쟁지역에서 집속탄으로 죽거나 다친 이들의 절반 이상이 민간인이었다. 이 때문에 집속탄의 사용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인 ‘집속탄금지협약(CCM)’이 2008년 체결됐다. 120개국이 참여한 이 협약에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가입하지 않았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307071710001#c2b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탄약 재고가 급격하게 떨어지자 국제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집속탄 지원을 결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가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집속탄 지원을 승인했다.
영국과 캐나다 등 동맹국들이 민간인 피해를 이유로 이에 반대하자,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러시아 영토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집속탄 지원이 ‘범죄’라고 비판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집속탄을 사용할 경우도 자국도 이 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모두 전장에서 이미 집속탄을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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