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으로부터 어떤 응답도 듣지 못해”…월북 미군 사태 긴장 고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도중 무단 월북한 미군 장병 트래비스 킹 이병의 소재 파악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행정부로서는 킹 이병의 송환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지만 북한과 연락조차 닿지 않으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흐름이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나 사망한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까지 거론되며 우려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킹 이병이 살아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의 상태를 포함해 어디에 억류돼 있는지, 건강 상태를 전혀 모른다”며 “부처 간 공조를 통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더 공개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싱 부대변인은 추가 징계를 위해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던 킹 이병이 귀국편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도주한 것과 관련해 “그는 근무지를 떠나 본국 기지로 돌아가는 중이었고, 그런 차원에서 호위는 보안구역 전까지만 그를 대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게이트에 도달하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야 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면서 “군대 정보 담당관이 주한 미군과 함께 이 문제를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 부대변인은 “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그는 구금 상태가 아니었다”며 “그는 주둔지를 떠나 추가적 행정 조치를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호위는 보안구역 넘어까지 동행을 허가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싱 부대변인은 또 “우리는 그가 왜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그의 동기를 알지 못하며, 그가 공항을 떠날 때부터 북한으로 넘어갈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싱 부대변인에 따르면 북한 국경을 넘은 킹 이병은 현재 ‘탈영 상태(absent without leave)’로 간주된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국 육군 장관도 이날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국방부, 국무부, 백악관이 유엔 채널을 활용, 그의 신변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를 데려오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다”면서 “북한 당국과의 접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또 “여기 있는 분들은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구금됐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고 있다”면서 “웜비어는 잔인한 대우를 받았으며, 그 일 때문에 북한이 킹 이병을 어떻게 대우할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킹 이병이 어디 있는지 확인이 안 되며, 모른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된다”면서 “북한이 잔혹한 정권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에 킹 이등병이 스스로 월북했으며 우리는 그가 안전하게 돌아오길 바란다는 메시지는 전달했다”면서 “우리는 그의 안위에 대한 정보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메시지를 수신했는지 등을 묻는 말에는 즉답을 피했다.
밀러 대변인은 북한과 정기적 연락 채널에 대해서는 “없다”고 말하고 “여러 차례 우리는 북한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고 북한에도 수차 접촉을 했으나 답변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밀러 대변인은 킹 이병이 월북 전에 북한과 접촉한 정황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인지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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