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0% 급락’ 빅테크 매도 물결 속 뉴욕증시 약세 마감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7. 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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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주요 주가 지수 하락
J&J 호실적에 주가 6% 급등
테슬라·넷플릭스 낙폭 확대
TSMC “피닉스 공장 지연”
신규실업청구 2개월만 최저
미국 국채 수익률·달러 값↑
사진 출처=존슨앤드존슨
미국 간판 기업들 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20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는 기술·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약세 마감했습니다. 전날 폐장 후 실적을 밝힌 테슬라와 넷플릭스 낙폭이 두드러진 반면 이날 개장 전 실적을 공개한 존슨앤드존슨은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주요 지수
주요 지수를 보면 이날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0.68% 하락한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7% 올랐습니다. S&P 500 지수 11개 부문은 헬스·산업·에너지·유틸리티 부문 등이 강세였던 반면 기술·커뮤니케이션 업종은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2.05%, 3.62% 떨어졌습니다.
20일 존슨앤드존슨 주가
개별 종목을 보면 이날 개장 전 호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NJ ↑6.01%) 주가가 하루 만에 약 6% 오르면서 다우 30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1주당 조정 순이익(조정 EPS)이 2.80달러, 매출은 255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레피니티브 집계 기준 월가 기대치(조정 EPS 2.62달러, 매출 246억2000만 달러)를 넘겼습니다.

회사 경영진은 호실적 배경에 배해 “의료기기 사업 실적이 좋았던 결과”라면서 연간 실적 가이던스(목표치)도 높였습니다. 연간 매출은 앞서 4월 제시한 것보다 10억 달러 높은 988억달러, 조정 EPS 범위도 기존보다 0.10 달러 높은 10.70~10.80달러로 조정했습니다.

다만 그간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불확실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우선 회사는 ‘베이비파우더’ 탈크 성분과 관련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소비자들과의 소송에서 거액의 배상을 해야 할 상황에 몰려있습니다.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24세 암 환자 앤서니 에르난데스 발데스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여 존슨앤드존슨이188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습니다. 다른 유사 사례와 관련해서도 법정 공방이 남아있습니다.

이밖에 존슨앤드존슨은 조 바이든 정부의 약품 가격 제한 조치에 대해 미국 연방 보건복지부와 메디케어·메디케이드를 상대로 뉴저지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해당 조치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따라 제약사들의 가격 협상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와 관련해 또다른 대형 제약사 머크(MRK↑2.37%)도 존슨앤드존슨과 같은 취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20일 테슬라 주가
한편 전날 폐장 직후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TSLA↓9.74%)와 넷플릭스(NFLX↓8.41%)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할인 판매 덕에 분기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수익성 지표인 마진율이 줄었다는 점과 올해 3분기 생산 감소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매도세가 커졌습니다.

테슬라는 보통 실적 발표일이나 주주 총회나 투자자의 날 이전에 기대감을 선반영해 주가가 올랐다가 이후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 나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전기차 인도 수량을 연간 180만대 목표로 잡고 있지만, 3분기(7~9월)의 경우에는 생산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장 개선을 위해 여름 철 가동을 일부 중단한 영향”이라고 밝혔는데요. 가격을 낮춘 상태에서 생산량을 줄이면 마진율이 더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매도세로 이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20일 나스닥 빅테크 시세
이밖에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월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점, 경영진이 월가 기대치를 밑도는 매출 가이던스(목표치)를 제시한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20일 뉴욕증시에서 TSMC ADR 흐름
앞서 같은 날 대만에서 분기 실적을 발표한 ‘세계 최대 파운더리’ 업체 TSMC (TSM↓5.05%) 의 미국예탁증서(ADR) 주식도 뉴욕증시에서 매도세가 두드러졌습니다. TSMC 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연간 23.3% 감소한 1818억 대만달러, 매출은 10% 줄어든 4808억4000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의 순이익이 감소한 건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여기에 더해 회사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 가동을 연기하면서 주식 매도세를 키웠습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피닉스 공장 가동 시점을 연기하는 이유는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애초 계획에 맞춰 생산 시설에 첨단 장비를 설치할 숙련된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미국 정부 희망과 달리 미국 내 반도체 생산에 난관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리우 회장은 “장비 설치를 가속화하기 위해 대만 기술자를 파견해 현지 근로자를 교육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TSMC 는 2024년 애리조나 프로젝트를 가동해 5나노미터 반도체 칩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2025년으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만기20년 이상 장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 인 TLT 20일 시세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20일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국채 가격이 떨어진 결과 수익률은 상승했습니다. 개장 전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 가 22만8000건으로 집계(지난 15일로 끝난 주간 집계)돼 최근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입니다.

이날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5.49%,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6bp(=0.06%p) 오른 4.80%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뛴 3.85%, 만기가 가장 긴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bp 오른 3.91% 에 마감했습니다.

2023년 1월 이후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추이 /자료=세인트루이스 연은
채권 시장 투자자들은 실업 수당 청구 건수 집계 결과를 미국 일자리 시장이 여전히 열기를 띄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리스크에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간 연준은 일자리 열기가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한다면서 기준 금리를 올려 왔는데, 기준 금리를 따라 시중 금리가 오르면 채권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채권 가격이 하락하게 됩니다. 국채를 비롯한 채권은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률이 오르는 식으로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입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 연일 올라섰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오후 4시 40분 기준 0.55% 오른 100.83 를 기록했습니다.

천연가스 2배 레버리지(고위험) ETF 인 BOIL 20일 시세
이밖에 상품 시장에서는 천연가스 시세가 급등했습니다. 국제 유가의 경우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물은 전날보다 0.49% 올라 1배럴 당 75.65 달러, 북해 브렌트유 10월물은 0.21% 오른 79.52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 헨리허브천연가스 9월물은 5.65 % 올라 1영국 열단위(MMbtu) 당 2.731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금 8월물은 전날보다 0.50% 떨어져 1트로이온스 당 1970.9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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