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특공대 ‘알소스’에 내려진 특명… “나치의 원폭 개발 막아라”[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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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력을 죽이는 것은특별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주도한 맨해튼 계획의 총 책임자인 레슬리 그로브스 장군이 한 보고서에서 사용한 표현이다.
그로브스는 나치의 군사 시설과 산업 시설만 폭격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표적 자체를 제거할 필요성을 느꼈고, 독일의 폭탄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과학자를 납치하고 심문하는 특공대 '알소스 부대'를 탄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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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킨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
“과학 인력을 죽이는 것은…특별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주도한 맨해튼 계획의 총 책임자인 레슬리 그로브스 장군이 한 보고서에서 사용한 표현이다. 당시 나치에 비해 원자 폭탄 연구가 크게 뒤졌던 연합국은 히틀러의 손에 원자 폭탄이 들어갈까 전전긍긍했다. 그로브스는 나치의 군사 시설과 산업 시설만 폭격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표적 자체를 제거할 필요성을 느꼈고, 독일의 폭탄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과학자를 납치하고 심문하는 특공대 ‘알소스 부대’를 탄생시킨다. 이른바 ‘원자 스파이’. 과학자와 군인으로 구성된 이 부대는 과학자를 스파이로 만들어 첩보 활동을 맡겼다. 전쟁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시도다.
책은 첩보 영화처럼 박진감 넘친다. 전쟁에서 활약했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 예를 들면 메이저리그 포수 출신이 ‘원자 스파이’가 되기 위해 아이비리그 교수 등 최고의 물리학자들에게 속성 과외를 받고, 전직 과학교사 출신인 대령이 이탈리아에서 과학자를 납치하는 등 흥미로운 일화가 가득하다.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형, 마리 퀴리의 딸이자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등 국제 첩보전의 어두운 세계로 뛰어들어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이야기는 감동을 넘어 통찰을 준다. 과학 특공대의 허술한 면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작전명인 알소스는 그리스어로 작은 숲을 뜻하는데 이는 영어로 그로브(grove)에 해당한다. 그로브스 장군의 성을 이용해 말장난을 한 것. 그는 보안 위험까지 우려하며 크게 노했지만 펜타곤 내에서 작전명이 이미 널리 퍼져 할 수 없이 ‘알소스’를 사용하게 된다. 이 밖에, 알소스 부대원들이 하는 일 없이 몇 달 동안 허송세월을 보내거나 비행기에서 권총을 떨어뜨려 주변의 시선을 끄는 등 영화에 등장하는 노련한 스파이와는 거리가 먼 행적들은 실소를 자아낸다.
저자는 전작 ‘사라진 스푼’ ‘뇌과학자들’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등 연이어 베스트셀러 과학서를 발간하며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과학 저술가 중 한 사람이다. 다수의 과학서를 냈으나, 물리학자인 저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물리학을 다뤘다. 전공을 살려 우라늄 중성자 충돌 실험, 연쇄 핵분열 반응 등 원자 폭탄 개발과 관련된 개념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도 미덕이다. 628쪽, 2만6500원.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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