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타’ 731부대 명단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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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만주에서 잔혹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 관동군 731부대 구성과 부대원 명단이 담긴 공식 문서가 처음 발견됐다.
일본 <교도통신> 은 1940년 관동군 사령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에서 731부대 구성과 대원의 이름, 계급 등의 정보를 확인했다고 2023년 7월17일 보도했다. 교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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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 만주에서 잔혹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 관동군 731부대 구성과 부대원 명단이 담긴 공식 문서가 처음 발견됐다.
일본 <교도통신>은 1940년 관동군 사령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에서 731부대 구성과 대원의 이름, 계급 등의 정보를 확인했다고 2023년 7월17일 보도했다. 이 문서는 그해 9월30일 만주(중국 동북부)에 주둔한 관동군 조직개편 보고서로, 미국이 가져갔다가 일본으로 넘겼다. 후생노동성이 갖고 있던 문서를 국립공문서관서가 받아 보관한 것을 메이지가쿠인대학 국제평화연구소 마쓰노 세이야 연구원이 발견했다. 731부대는 194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인 독립운동가와 중국·소련의 전쟁포로를 대상으로 살아 있는 인체를 해부하거나 세균을 주입하는 등 온갖 인체실험을 자행했다. 마쓰노는 “부대 구성과 대원 이름, 계급이 명시된 자료의 발견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군사기밀로 분류된 문서의 장교 명단에는 이미 알려진 이시이 시로 부대장을 포함해 총 97명의 계급과 이름, 의과대학에서 파견된 의학자, 군의관도 적시됐다. 이 중 다수는 일본 패전 뒤 교토대학 의대에서 학위를 받고 교수로 일하거나 제약회사 최고경영자가 되는 등 의학계 요직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2018년 일본 교수들이 교토대학에 731부대 관계자로 추정되는 약 20명의 학위 취소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바 있다.
731부대에서 인체실험 대상이 된 사람들은 일본어로 통나무를 가리키는 ‘마루타’로 불렸다. 이들은 탄저균·페스트균 등 세균에 노출되거나 동상이나 독가스 등 생체실험에 동원되고 산 채로 해부당하는 등 잔혹하게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망자는 3천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관련 문서는 일본이 패전하면서 모두 소각했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만행의 진실을 규명하고 누가 얼마나 실험에 관여했는지 등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731부대 소속 부대원들의 폭로와 관련자들의 증언이 잇따랐지만 가해자들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군 또한 생체실험 자료를 넘겨받는 대가로 돈을 지급했고 기소를 면제해 만행을 은폐했다. 이번 발견이 반인륜 범죄자를 처벌하고 역사적 단죄로 이어질지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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