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모든 반대시위 불구 "사법개편계획 강력 추진" 선언
몇달 째 시위 계속한 국민들의 극한시위 촉발 예상
[예루살렘=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프라임 시간대에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의 반대시위와 국민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법 개편계획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몇 달 째 이어진 전국적인 반대시위와 각계 각층의 반대성명, 심지어 이스라엘의 예비군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까지 네타냐후의 사법 개편에 반대의견을 내고 이를 중지하라고 권하기 까지 했지만 네타냐후는 이 날 다시 강력한 추진 의사를 천명했다.
그의 대국민 연설 메시지는 24일로 예정된 사법 개편관련 의회 투표를 앞두고 다시 거센 시위의 폭풍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네타냐후의 연설이 끝나자마나 텔 아비브 시에서는 항의에 나선 시위대가 간선 고속도로를 몇 시간 동안이나 봉쇄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도로 위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진압경찰과 강하게 충돌했다.
수 백명의 시위대는 텔 아비브에서 예루살렘까지 약 70km의 거리를 행진하며 항의 시위를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날 연설에서 이스라엘 전국이 두개로 갈라진 이번 사법 개혁에 대한 의견 차이를 잘 이해한다며 일견 유화적인 태도도 내비쳤고 자기 정적들과도 화해의 길을 찾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여전히 강경했으며 정적들이 자기를 거꾸러 뜨리기 위해서 수십 명의 예비군들을 동원해서 사법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정부 소집에 불응하겠다고 선언하도록 종용했다고 비난했다. 일부 예비군들은 이미 소속 부대에서 사퇴했다.
네타냐후는 "예비군의 복부 거부는 이스라엘의 전 국민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스라엘 국회 크네세트는 24일 대법원이 "합리적이 아니다"(unreasonable)라고 보는 정부 결정에 대한 제동권을 일부 축소시키는 사법 개편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대법원이 합리성 여부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은 (정부의) 부패, 부적격한 사람들에 대한 부당한 인사권 등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표결은 네타냐후의 사법 개편의 가장 중요한 핵심 계획이다. 네타냐후총리와 극우파, 초 극우파종교 정당의 연정 동지들은 국민이 선거로 뽑지 않은 사법부의 판사들이 지나친 권력을 갖고 있다며 이 부분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비판 세력들은 이스라엘 입법부가 이번 법안을 통과시켜 국가의 3권분립 균형 체제를 무너 뜨리고 모든 권력을 네타냐후와 극우파 정부인사들의 손에 몰아주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들은 이미 부패혐의로 재판이 계속되고 있는 네타탸후가 이해충돌의 당사자라고 비판한다.
사법부의 권한을 제한하려는 네타탸후의 사법 개편안이 발표된 후 이스라엘은 참혹하게 둘로 찢어졌고 전국이 몇 달 째 시위돌풍에 휘말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차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기 전에 국민적 합의를 거친 뒤 서서히 개편을 하도록 네타냐후에게 권했지만 그는 일정을 앞당겨 사법 개혁안을 밀어 붙이고 있다.
20일 네타냐후의 대국민 연설이 끝난 직후 야이르 라피드 야당 대표는 네타냐후에게 그의 극우파 동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국회 법안 통과를 당장 중지하라고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 이 극우파 무리들은 이스라엘을 비 민주적이고 종파적인 국가로 변하게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네타냐후 정부는 지금 이스라엘 국민들을 향한 전쟁을 벌이며 소모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라피드는 말했다.
현재 네타냐후에게 가장 큰 위협은 전국의 예비군의 소집 불응 위협이다. 이스라엘의 정치인들과 군 지휘관들은 예비군의 복무 거부는 국가 안보의 위기로 직결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예비군은 자발적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스라엘 군의 중추 병력을 이루고 있다.
이스라엘의 치안기구 신 베트의 전 수장인 나다브 아르가만은 20일 예비군의 결정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혔다. "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 입법안을 막아야 한다. 예비군들은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가 위험에 빠질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그는 군 라디오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가 2016년 신베트의 책임자로 임명했으나 2021년에 사퇴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군은 정부의 명령을 따라야 하며 정부가 군의 명령을 따르는게 아니라고 항변하면서 예비군의 복무 거부는 이스라엘의 민주적 제도 전체를 와해기키는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이스라엘 전국에서는 지난 1월 네타탸후의 사법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주말 시위가 이어졌고 경제계에서는 약화된 사법부 권한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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