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 10대1 인터뷰]1이닝만 던진다면 160.1km 넘을 수 있나(노시환)→깰 수 있겠지만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10승 기회 온다면 이닝수 제한은?(김범수)→그런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민창기 2023. 7. 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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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고졸 2년차 우완투수 문동주는 시즌 두 번째 등판 경기에서 시속 160.1km 한국인 선수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6승6패로 부상없이 전반기를 마쳤다. 그는 전반기를 돌아보며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등판한 문동주.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누군가는 '저런 아들을 두고 싶다'고 했고, 누군가는 '저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1m88, 97kg 건장한 체격, 깔끔한 외모에 예의 바르고 인성 좋고, 무엇보다 야구를 매우 잘 한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선수,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문동주다.

4월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해 1회말 박찬호를 상대로 시속 160.1km(스포츠투아이 공식기록) 강속구를 던졌다.

한국인 선수 최초로 시속 160km를 넘었다. 한국야구사를 다시 썼다.

입단 첫해인 지난 해 부상으로 28⅔이닝 등판에 그쳤다. 신인왕 후보 자격을 유지한 채 시작한 프로 2년차, 그가 한국야구를 설레게 한다.

전반기 16경기에서 6승6패-평균자책점 3.47. 83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77개를 잡았다. 6월 24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90구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는 가을엔 대표선수로 뽑혀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간다.

2003년 12월 23일 생. 만 나이로 19세인 문동주는 한국야구의 '축복'이자 '선물'이다.

그에게 팀 선후배, 코칭스태프가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묵직한 야구 이야기부터 고민거리, 시시콜콜한 사생활까지 총 망라했다. 그는 "전반기를 부상없이 마쳐 다행이다. 전반기에 낸 성과가 후반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6월 27일 대전 KT전' 문동주가 이닝을 마치고 들어온 선발 페냐를 더그아웃에서 맞아주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Q=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딱 1이닝만 던진다면, 최고 구속인 시속 160.1km를 깰 수 있겠냐.(노시환·23·내야수)

A=(질문을 던지자 곧바로)넘겠죠. 그런데 시속 160km 강속구를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능력을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음먹은대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문동주는 그동안 수차례 시속 160km를 던질 자신이 있지만, 구속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보면 제구가 흔들릴 수 있다며,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Q=인성이 바르고 착한 후배 동주야. 지금까지 화내는 걸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너도 화날 때가 있니? 화가 나면 어떻게 푸는지 궁금해.(채은성·33·내야수)

A=사실 최근에 화나는 일이 많았어요.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었고요. 한 시즌을 치르는 게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그래도 화났다는 걸 표현 안 하려고 노력해요. 화를 내서 저한테 좋을 게 없을 것 같아서요. 원래 성격도 그렇고요. 몇 번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겼어요. 특별히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없고요, 빨리 잊으려고 노력해요. 잘 못 잊는 성격이지만요.(웃음)

Q=만약 10승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코칭스태프에)이닝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 있냐.(김범수·28·구원투수)

A=제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네요. 그런 상황이 와서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욕심이 날 것 같기는 한데…. 어쨌든 그런 상황이 왔다는 건 제가 잘했다는 거죠. 감독님, 코치님 생각이 있으실 거고, 저는 당연히 거기에 맞춰야죠.(올해 구단은 프로 2년차인 문동주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130이닝 등판 제한을 뒀다. 계획된 일정에 따르면 8월 말까지 7경기, 35이닝 정도를 던지고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최원호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130이닝을 채우면 설사 가을야구를 해도 문동주를 내지 않겠다고 했다)

경기 중에 더그아웃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문동주와 외국인 투수 산체스, 외야수 윌리엄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6월 27일 대전 KT전. 문동주가 수비를 마치고 들어온 외야수 윌리엄스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Q=여름철 무더위에 체력관리가 중요한데,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가.(최원호 감독·50)

A=네 감독님, 사실 노하우가 없고 경험이 없어 따로 준비하는 건 없어요. 여름철에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에게)많이 물어보고 있고, 트레이닝 파트 도움을 받고 있어요.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해요. 잘 쉬면서 몸에 좋은 에너지를 얻다 보면, 덜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어머니가 집에서 음식을 챙겨주시니까 좋아요, 구단에서도 잘 먹고 있어 크게 걱정은 안 해요.

Q=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는데, 전반기에 가장 큰 수확이 뭐라고 생각하니.(박승민 1군 투수코치·46)

A=성적이 아쉽지 않느냐는 분들이 계신데, 안 다치고 전반기를 마무리해 너무나 만족스러워요. 지금 당장의 성적을 목표로 야구를 하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지난해 부진해 속상했는데 부상 때문이었잖아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게 목표입니다. 전반기에 결과를 낸 게 후반기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앞으로 계속해서, 꾸준히 이어가고 싶은 점이 있다면.(이동걸 1군 불펜투수코치·40)

A=더 잘 하려는 욕심을 안 내려고요요. 지금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추가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잘 해왔기 때문에 이걸 깨지 않고 잘 유지하겠습니다.

12일 잠실 LG전에서 선발로 나선 문동주는 7⅓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6월 30일 대구 삼성전. 문동주는 이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Q=왜 그렇게 개그 욕심이 많은 거야? 아무도 웃지 않는 '아재개그' 언제까지 할 건지 궁금해.(박상원·29·마무리 투수)

A=개그 욕심은 아니고요. 남들 반응에 신경 안 쓰고 꾸준히 하고 있는데, 아재개그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일종의 언어유희라고 해야 하나.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요즘엔 선배님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Q=언제부터 그렇게 잘생겼어.(펠릭스 페냐·33·선발투수)

A=(살짝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잘 입고 다니니까 그렇게 보이나…. 잘 생겼다고 생각 안하는데.(문동주는 페냐, 산체스 등 외국인 선수와 가깝게 지낸다. 영어유치원을 다녔고 영어에 관심이 많아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페냐는 문동주가 '남동생같다'고 했고, 문동주는 페냐가 '형같이 느껴진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고 했다. 지난 5월 대체 선수로 합류한 산체스는 '문동주가 많은 도움을 줘 고마웠다. 나도 도움이 되고싶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준다'고 했다. 문동주는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외국인 선수들과 대화하면서 다른 문화를 접하고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웃게 되는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7월 6일 롯데전에서 고전한 문동주. 4이닝 3실점했다. 대전=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Q=광주 맛집 좀 추천해 주세요.(문현빈·19·입단 1년 후배)

A=(뜻밖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다가)첨단에 있는 자주 가는 고깃집이 있는데…. 이름이 생각 안나네. 기억나면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오돌뼈, 삼겹살, 찌개가 맛있어. 국수가 나오는데 국수도 좋고.(광주가 고향인 문동주는 화정초등학교, 무등중, 진흥고를 졸업했다)

Q=빨리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니? 만약 결혼을 한다면 아이는 얼마나 낳고 싶은지 궁금해.(정우람·38·주장)

A=어릴 때부터 생각한 건데, 빨리 결혼하고 싶어요. 심리적인 안정이 중요한 것 같아서요. 아직 여자친구는 없고요. (김)범수형이 신혼인데 재밌게 보내시는 것 같더라고요.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12일 잠실 LG전에서 2대1로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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