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형제 열풍 타고 다시 '천스닥' 꿈꾸는 코스닥…'쏠림현상'은 문제
에코프로 형제, 코스닥 시총 비중 14.56% 차지…쏠림현상 강해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코스닥이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930선도 회복했다. 930선 회복은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여 만이다. 특히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천스닥'(코스닥 1000선) 회복도 노리는 중이다.
올 들어 에코프로 3형제가 급등하고 이차전지(2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전체 지수를 끌어올린 1등 공신이 됐다. 최근 중소형 공모주가 200% 안팎의 급등세를 보이며 강세를 이어가는 것도 코스닥 활황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다만 전체 장세가 고르게 성장하며 지수가 상승한 것이 아닌, 일부 업종과 종목에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종목별 희비는 천차만별로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만 37% 급등…개인이 8조 쓸어담으며 지수 견인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679선에서 마감했던 코스닥은 전날 7.88p(0.85%) 상승한 931.60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 930선을 넘어선 건 지난해 4월19일(931.56)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지난 11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연일 새로 썼다.
코스닥은 올 들어서만 37.14% 급등했다. 올 들어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나스닥도 34.36% 상승이어서 코스닥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코스닥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도 25%의 상승률을 보여 전세계 지수 1위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2차전지 열풍을 타고 개인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전날까지 코스닥을 누적 8조152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1조3091억원, 기관이 4조6008억원을 각각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코스닥의 가파른 상승은 2차전지 양극재 소재기업 에코프로비엠(247540)과 그 지주사 에코프로(086520)의 주가가 급등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에코프로 형제는 1월2일 개장일만 하더라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이 양사 합산 11조9077억원이었지만 전날 기준으론 65조6116억원을 기록, 451%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에코프로 형제뿐만 아니라 포스코DX(022100) 등 다른 2차전지 관련 기업들도 큰 폭의 주가상승을 보였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에코프로를 위시한 2차전지 업종의 급등세에 가려지긴 했으나 JYP엔터테인먼트(035900), SM엔터테인먼트(041510) 등이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다.
◇시총 순위 지각변동…바이오·게임 밀려나고 2차전지·엔터 부상
이에 따라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지난해 7월 기준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기업을 보면 에코프로비엠은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2위, 에이치엘비(028300) 4위, 셀트리온제약(068760) 7위 등 제약·바이오 업종과 카카오게임즈(293490) 5위, 펄어비스(263750) 6위 등 게임업종 등이 시총 상위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1년 후인 현재는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에코프로가 코스닥 시총 2위로 뛰어올랐고 또 다른 2차전지 관련주 포스코DX가 시총 6위까지 오른 상태다.
아울러 JYP엔터가 시총 5위까지 상승했고 10위권에 들진 못했으나 에스엠도 시총 12위로 상위권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시총 14위로 밀려났고 펄어비스도 시총 8위를 기록, 10위권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에코프로 형제, 코스닥 시총 비중 14.56% 차지…쏠림현상 강해
코스닥의 활황은 반가운 일이지만, 특정 기업과 특정 업종에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특정 업종이나 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가 흔들리면 지수의 변동폭이 커지고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닥 시총 1위와 2위를 나란히 기록하고 있는 에코프로 형제의 시총 비중은 합산 14.56%다. 지난해 같은날 두 형제가 코스닥 시총의 3.82% 수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시총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
에코프로 형제를 제외하곤 코스닥 전체 상장사 1651개 기업 중 시총 비중이 1%를 넘는 곳은 딱 6개 기업밖에 없다. 시총 7위인 HLB부터는 비중이 1% 이하로 떨어진다.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전문가는 "2차전지 기업은 업황이나 기업 성장성 등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좋은 기업이지만, '좋은 주식'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 "현재 해당 기업의 주가가 적정한 수준인지를 논의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스닥이 특정 기업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체 시장이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면서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성장성도 좋지만, 투자자들도 '분산'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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