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내부신고 10억 포상… 승부수 던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금융당국이 입법 예고한 '책무구조도'(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 도입 시기를 앞당겨 '인간의 본능까지도 감지해 잡아낼 수 있는 혁신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머니S는 취임 이후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제시한 빈틈없는 내부통제 방안을 선보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이사람으로 선정했다.
임 회장이 국무총리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 농협금융그룹 회장, 금융위원장 등 민·관을 두루 경험한 정통 관료 출신 금융 전문가라는 점에서 이번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실효성을 거둘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우리금융이 지난 20일 발표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내부통제 체계 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내부통제 역량 강화 등이 핵심이다.
내부통제 체계 개편의 핵심은 '내부통제 전담인력의 1선 배치'다. 임 회장은 영업 현장에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이달 초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인력 33명을 전국 우리은행 영업본부마다 새로 배치했다.
23층으로 이뤄진 우리금융 본점에는 회장실(23층)과 행장실(22층) 등 2개 층을 제외하고 1~21층 각 층마다 준법감시 담당자를 1명씩 총 21명을 뒀었는데 이를 영업 조직으로 확대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업무와 관련 임직원의 인식 제고에도 방점을 두고 있다. 전 직원이 지점장으로 승진하기 이전 내부통제 업무를 필수적으로 경험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전 직원이 내부통제 업무를 하려면 업무 순환주기가 어떻게 되는지 자체 시뮬레이션한 결과 최소 6개월~1년 정도씩 돌아간다고 가정하면 20년 안에 전 직원이 내부통제 업무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임종룡 회장은 내부통제가 특정 부서 또는 담당자들만이 수행하는 업무가 아니고 '내가 직접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원칙적으로 모든 직원이 내부통제 업무를 경험하는 것을 이번 혁신방안의 취지로 두고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임직원 인식 제고를 위해 내부자 신고를 기존엔 내부 채널에서만 접수했는데 올 5월부터는 외부 접수채널을 구축했다. 익명성을 보장해 내부자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이와 별도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내부통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내부자 신고에 따른 포상금 10억원을 내거는 파격적인 방안도 마련해 금융권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일부 영업현장에선 내부통제 개선 수준이 과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하지만 임 회장이 내부통제 기강을 잡는 데 몰두하는 것은 우리금융이 그동안 각종 사고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이 수차례 이어진 탓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은행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불완전판매를 꼽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2017년부터 DLF를 일반 투자자에 판매했는데 이후 2년 뒤인 2019년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주요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F에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부실 등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횡령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에서 일해온 차장급 직원이 10년 간 700억원대의 금액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우리은행 전북 소재 지점에서 근무하던 A씨는 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할 목적으로 지난달 외환 금고에 있던 시재금 7만달러(약 9100만원)를 빼돌리다 회사에 적발됐다.
우리은행은 코인 투기 세력이 '김치 프리미엄(국내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현상)'을 노린 외환송금 사건에도 거론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이상 외화송금에 연루된 국내 은행 12곳에서 72억2000만달러 규모의 외화송금을 파악했는데 특히 우리은행에서만 16억2000만달러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이 발생, 신한은행(23억6000만달러)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권의 관심은 임 회장이 내부통제에 내실을 기해 우리금융을 금융사고가 없는 금융회사로 도약시킬 수 있을 지에 쏠려 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내정자로 올랐을 당시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임종룡 회장이 이번 내부통제 구조 선진화에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기대한 바 있다.
이에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사를 통해 "신뢰는 금융업이 성립하는 이유이자 본질"이라며 "내부통제는 절차나 제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나 본부와 현장에 모두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영업점이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직원들은 "신뢰받는 우리은행 OO지점 OOO입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넨다. 인사말처럼 임 회장이 '100% 완벽한 내부통제'를 달성하기 위해 구축한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우리금융을 신뢰받는 금융사로 도약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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