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9개 보 살려 年 8만명분 전력생산...신규 댐 20개 건설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 재심의 요청…국가물관리기본계획도 변경
'1호 후속조치' 세종보 복구..."발전 중단된 9개보 정상화로 8만명분 전력생산"
'포스트 4대강 사업' 추진…20여개 정도의 중소규모 댐 신규 건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지난 정부에서 결정한 4개강 보 해체를 백지화한다. 16개 보를 유지해 올해 같은 극한 가뭄과 홍수에 대응하고, 특히 현재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세종보와 공주보 등을 손 봐 연간 8만명이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올 하반기부터는 지난 10년간 사실상 중단됐던 하천 정비 작업과 중소규모 댐 20여개를 새롭게 건설하는 ‘포스트 4대강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21일 환경부는 전날 문재인 정부 때 내려진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 재심의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또 보 해체 계획을 반영해 2021년 6월 발표한 국가물관리기본계획도 국가물관리위 심의를 거쳐 변경할 계획이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은 환경부 장관이 10년마다 수립하는 물 관련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전날 감사원이 금강·영산강 보 해체·개방 결정에 대해 “국정과제로 설정된 시한에 맞춰 무리하게 마련된 방안”이란 취지의 감사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 정부는 2017년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4대강 16개 보를 일단 개방한 뒤 2018년 말까지 처리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강·낙동강 11개 보는 취수장 물이용 제약, 지역주민 반대 등을 감안해 해체 논의를 중단하고 금강·영산강 5개 보에 대해서만 논의를 이어갔다. 이후 2021년 1월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금강·영산강 유역의 총 5개 보에 대해 각각 세종보·죽산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승촌보는 상시 개방 등의 결정을 내렸다.이 보들은 실제로 해체는 되지 않고 현재 완전 또는 부분 개방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세종보는 완전 개방되면서 상류에서 흘러온 돌과 흙 등이 쌓여 현재는 수문이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른 ‘1호 후속조치’로는 2018년 1월부터 상시 개방된 세종보부터 되살릴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정밀조사를 마치는 대로 세종보를 복구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세종보뿐 아니라 공주보도 시설 노후화 등으로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며 “16개 보 운영 상태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6개 보 가운데 한강 3개보(이포·여주·강천)와 낙동강 4개보(상주·낙단·구미·칠곡)는 수문을 완전히 닫고(미개방) 수위를 ‘만수위’라고 할 수 있는 관리수위에 맞춰 운영 중이다.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는 수문을 완전히 연 상태다.
특히 세종보는 수문이 사람이 눕듯이 열리는 ‘전도식’으로 2018년 1월 개방이 결정된 뒤 3개 수문 모두 전도된 상태로 유지돼 수문을 가동하는 유압실린더에 이물질이 유입되면서 다시 가동하려면 대대적 복구가 필요하다. 공주보는 수문이 리프트식으로 6개 수문 모두 정상가동이 가능하다. 다만 소수력발전시설(물의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시설)은 이물질 유입으로 수리가 필요하다. 16개 보 중 발전을 중단했거나 제한적으로 발전하는 9개 보를 모두 정상화해 가동할 경우 연간 약 8만명이 쓸 수 있는 수준의 전력(약 97GWh)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장마철 수해 복구가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 전국의 하천(지류지천) 정비사업에 나서는 등 ‘포스트 4대강 사업’도 추진한다. 전국의 하천 정비 사업을 점검해 하천 너비 확장과 바닥 준설을 통해 수심을 깊게 하고 필요하다면 20여개 정도의 중소규모 댐을 추가로 짓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긴 치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수나 가뭄 때 필요한 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현재 댐 건설 관련 지자체 수요와 의견을 조사 중이다. 실제 이에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도 협의 중이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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