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 대박 예견한 배성환 HB 본부장 “다음은 마이크로바이옴”[VC 투자돋보기]

유진희 2023. 7. 21. 08: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2023년07월18일 08시34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고 화제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관련된 루닛(328130)과 뷰노(338220), 딥노이드(315640) 등은 연일 주식시장에서 빨간불을 켜며,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들이 가진 AI에 기반한 의료기술이 속속 성과를 내며, 우려가 신뢰로 바뀐 덕분이다.

일찌감치 AI에 기반한 의료기술의 가능성을 엿보고 투자에 나서 시장에 불을 지핀 이도 있다. 배성환 HB인베스트먼트 투자2본부장이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그는 삼일회계법인, 맥쿼리, 루터어소시에잇코리아 등을 거쳐 2016년 H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배 본부장의 선구안은 남달랐다. 입사 첫해 뷰노에 대한 초기 투자에 나서 2021년 코스닥 상장 후 회수를 완료하며, 7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배 본부장은 이후 디지털 피트니스업체 ‘디랙스’ 등 다양한 업체에도 투자해 큰 수익을 내며, 회사의 얼굴로 자리 잡았다.

그는 지난해 벤처조합 회수 1위에 올라선 HB인베스트먼트의 성장가도에 핵심역할을 맡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로 합류해 불과 7년 만에 본부장 자리까지 단숨에 올라선 배경이다.

배 본부장은 다음 유망 시장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찍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뜻한다. 건강을 크게 좌우하는 미생물들로 국내외 기업들이 이를 기반해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 관련 기업으로는 지놈앤컴퍼니(314130), 고바이오랩(348150), 엔테로바이옴, 에이치이엠파마 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19년 811억 달러(약 103조원)에서 연평균 7.6% 성장해 2023년 1087억 달러(약 138조원) 규모로 커진다.

14일 서울 강남구 HB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배 본부장과 만나 제약·바오업계의 유망 투자처와 투자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배 본부장과 일문일답.

배성환 HB인베스트먼트 투자2본부장. (사진=HB인베스트먼트)

-주요 투자 성과는

△기업의 기술, 경영, 시장상황을 검증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창업자를 비롯한 경영진에 대해 꼼꼼히 살핀다. 이전 경력 등 과거 행보를 통해 신뢰할 만한 사람과 기업에 투자하는 편이다. 여기에 부합했던 곳들이 뷰노와 디랙스, 휴대폰 전력증폭기 핵심기술을 보유한 ‘와이팜’, 2차전지 전해질 개발업체인 ‘이피캠텍’, 주차관제 시스템을 운용하는 ‘파킹클라우드’ 등이었다. 이들 기업이 성공적인 투자 사례로 남아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주목하는 배경은

△인체와 친숙한 소재를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부작용과 치료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에서 허가까지 받는 데 다른 치료 후보물질에 비해 빠를 수 있다는 뜻이다. 허황된 기술도 아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도 있다. 미국 리바이오틱스와 스위스 페링 바이오파마슈티컬스가 공동개발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치료제 ‘리바이오타’와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경구용 장질환 치료제 ‘보우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확장성도 크다. 국내 기업만 해도 장 내 질환뿐만 아니라 암과 뇌 질환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상업화 가능성도 높다. 치료제뿐만 아니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유망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업체를 추천한다면

△VC 관점에서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시장에서 평가가 이뤄진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양하는 편이다. 여기에 앞서 말씀드렸던 기준에 부합한 기업으로는 엔테로바이옴이 있다. 먼저 서재구 엔테로바이옴 대표는 미생물학 박사이자 오랜기간 프로바이토틱스 개발을 경험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전문가다. 실제 그는 분리와 배양이 어려워 그동안 상업화되지 못했던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와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의 라이브러리 구축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를 진행한 이유다.

-엔테로바이옴에 대한 투자 성과는

△아직 장외이지만, 기업가치 초기 때보다 2~3배 올라왔다. 향후 임상 진입과 건기식 상용화, 주요 기업의 투자 등 호재가 기대돼 추가적인 투자도 고려한다. 5배 이상 기업가치 상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엔테로바이옴은 연내 자체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건기식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재 호흡기 대상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에 기반한 아토피 신약 임상시험계획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부문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제약·바이오 부문만큼 전문성이 높은 투자 시장도 없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 같은 시장에서 개인들이 성공적인 투자를 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 다만 기본적인 것을 잘 지킨다면 예외가 될 수도 있다. 경영진과 기술력 신뢰성 검토는 기본이다. 이를 더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지속적인 추가펀딩과 다수의 VC 투자 여부 등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틀릴 수 있지만, 여럿이 확인하는 만큼 위험부담이 줄어든다.

유진희 (sadend@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