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 "학부모가 전화 수십 통 '소름 끼친다'"...유족 "학교서 생 마친 이유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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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숨진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가 "개인 핸드폰으로 학부모가 수십 통 전화해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는 동료 교사의 제보를 서울교사노조가 공개했다.
서울교사노조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18일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사망한 20대 교사 A씨와 관련해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추가 제보받아 확인했다"며 A씨의 동료 교사들이 제보한 내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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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민원, 학생 지도 어려움 정황들"
한 교사는 "학교에서 함구하라고 해" 증언
학교에서 숨진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가 "개인 핸드폰으로 학부모가 수십 통 전화해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는 동료 교사의 제보를 서울교사노조가 공개했다. 유가족들은 "학교에서 생을 마친 것은 알리고자 했던 뭔가가 있었을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학부모 "교사 자격 없다"..."작년보다 10배 더 힘들어"
서울교사노조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18일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사망한 20대 교사 A씨와 관련해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추가 제보받아 확인했다"며 A씨의 동료 교사들이 제보한 내용을 공개했다. 노조는 "A씨 학급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에 앉은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있고 난 후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학부모가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고 (동료 교사가) 증언했다"고 했다.
A씨는 또 이 동료 교사에게 "내가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고 교무실에서도 알려준 적이 없는데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소름 끼친다. 방학하면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 겠다"고 말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이후 '연필 사건'이 일단락됐다고 한다. A씨는 또 동료 교사에게 "학급에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수업 시간에 소리를 지르는 학생이 있다. 출근할 때 그 학생의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지난주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연필 사건'과 관련한 또 다른 동료 교사의 제보도 있었다. 노조는 "연필로 이마를 그었던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A씨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고 (또 다른 동료 교사가) 증언했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요즘 근황을 묻는 동료 교사 질문에 "작년보다 10배 더 힘들다"고 답하기도 했다.
노조는 "한 교사는 '학교 차원에서 함구하라고 해서 그냥 있다'며 증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조는 "아직 경찰은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외부 정황이 없다'는 의견만 내놓고 있다"며 "경찰과 교육당국은 (동료 교사들의 증언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며,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진상 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를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가족 "알리고자 했던 뭔가 있었을 것"
유가족들도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A씨의 외삼촌은 전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사노조연맹이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교육 현장인 직장에서 생을 마쳤다는 것은 그만큼 알리고자 했던 뭔가가 있었다는 이야기 아니겠나"라며 "젊은 교사가 자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말하는 학부모의 갑질이 됐든 악성 민원이 됐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됐든 그것이 이번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조카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학교의 교육 환경들, 잘못된 것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고 본다. 조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제2 제3의 억울한 죽음이 학교에서 나오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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