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대역전승...물금고, 1대11에서 뒤집었다

김영준 기자 2023. 7. 21. 08: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호 킬러’ 마산고에 14대12 승리
경기상고·충암고·장충고 등 8강

“정신 차려라. 이런 경기 보려고 부모님들이 양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오셨나? 할 수 있다! 1점씩 따라가 보자.” 20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경남 양산 물금고와 마산고 경기. 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16강전이었다.

마산고가 3회초 11-1로 앞서가자 물금고 주장 공민서(3학년)가 동료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는 “선수들 눈에 힘이 다 빠져있었다. 질 때 지더라도 이렇게 짐 싸면 억울해서 안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주장의 마음이 닿았을까. 물금고는 영화 같은 대역전극으로 14대12 승리하며 창단 첫 청룡기 8강에 올랐다.

꿈이야 생시야 - 20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물금고와 마산고 16강전. 5회말 물금고의 동점 적시타가 터지자 이승주(맨 앞)와 한동근(맨 오른쪽) 등 물금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물금고 14-12 마산고

2015년 창단한 신생팀과 81년 역사 명문 간 맞대결. 마산고는 우승 후보 1순위 덕수고와 황금사자기 우승팀 부산고를 연달아 꺾어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었다. 마산고가 3회초 물금고 마운드를 폭격해 11점을 뽑았을 때만 해도 경기가 뒤집힐 거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선수들마저 짐을 챙기는 분위기였다.

반전은 물금고가 1-11로 뒤지던 4회말 시작됐다. 무사 만루에서 물금고 공민서의 적시타와 몸에 맞는 볼 2개, 희생플라이로 4점을 내더니 김우성(2학년)이 3점짜리 대포를 쏘며 순식간에 8-11, 3점 차로 따라붙었다. 그 순간 물금고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마치 대회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했다.

마산고가 5회초 1점 달아났지만, 물금고의 추격은 멈추지 않았다. 5회말 상대 실책과 폭투로 10-12를 만든 뒤, 1사 만루에서 김우성이 이번엔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1·3루, 이승주(2학년)의 적시타로 물금고가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물금고는 8회말 1점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물금고는 야구 팬들에게 익숙한 학교는 아니다. 지난해에 처음 프로 선수(삼성 김영웅)를 배출했다. 그러나 올해 주말리그 전반기 경상A권역에서 6전 전승으로 1위에 오른 저력을 청룡기에서 뽐내고 있다. 마산고 출신이기도 한 강승영 물금고 감독은 “경기 전에 (마산고) 동문들에게 전화가 많이 왔다. 만감이 교차한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심판들도 5회 콜드게임(10점차)이라 생각했을 것”이라며 “‘해봐야 안다’ ‘포기하면 안 된다’고 서로 격려한 선수들의 끈끈함이 역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장충고 4-2 유신고

2020년 대회 우승팀 장충고가 작년 우승팀 유신고 추격을 뿌리치고 8강에 안착했다. 4-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던 9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유신고 장현민(2학년)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때린 중전 안타성 타구를 장충고 중견수 김민찬(3학년)이 몸을 날려 잡아내며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경기상고 7-5 포항제철고

1회초 2점을 먼저 뽑은 경기상고는 5회말 1사 만루에서 2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2-3 역전을 허용했다. 6회초 곧바로 재역전했다. 정희재의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 등으로 3점을 냈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건 팀의 안방 마님이자 4번 타자 한지윤(2학년). 그는 6-3으로 앞서던 9회초 상대 투수 최준명의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한지윤은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충암고 5-3 제물포고

충암고가 3년 연속 결승 진출을 향해 순항했다. 3-3으로 맞서던 4회말 안타와 조현민(3학년)의 몸에 맞는 공으로 얻은 2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충암고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박건우(2학년)는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투구로 2회전 천안 북일고전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대구상원고 11-1 화순고(5회 콜드)

상원고가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4-1로 앞서던 3회말에 6점을 뽑아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상대 폭투 3개와 박현승(2학년)의 2타점 2루타, 여동욱(2학년)의 희생플라이 등으로 10-1을 만들었다. 5회말 1사 1·3루에서 박도건(3학년)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더해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경북고 10-0 경기고(6회 콜드)

2회전(32강) 마지막 경기. 1회전을 부전승으로 건너뛰어 대회 첫 경기에 나선 경북고가 경기고를 장단 11안타로 두들겼다. 1학년으로는 드물게 전국대회 선발로 나선 경북고 이중석이 4와 3분의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