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수해 골프’ 홍준표, 與 윤리위 징계 개시에 “과하지욕”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sgmaeng@mkinternet.com) 2023. 7. 21. 08: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국회를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수해 중 골프’로 비판받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20일 징계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홍 시장은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는 사자성어로 맞섰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과하지욕’이란 사자성어를 남겼다.

과하지욕은 초한지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유방을 도와 천하를 제패한 중국 한나라의 개국공신 한신이 젊은 시절 굴욕을 참아가며 건달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간 일화에서 비롯된 말이다. 큰 뜻을 품은 사람은 작은 부끄러움을 감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신의 처지를 한신에 빗댄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 윤리위는 같은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징계 사유로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을 때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당 윤리규칙 22조와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4조(품위 유지) 위반을 들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대구 소재 한 골프장을 찾았다가 폭우로 인해 1시간 만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17일 자신의 SNS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고 강변했고, 같은 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부적절하지 않았다. 트집 잡지 말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어 18일 당 지도부의 진상조사 착수에 “국민 정서법에 기대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고 반박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홍 시장은 19일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정근 중앙윤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공감 능력의 부족을 드러낸다면 당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해당 행위”라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이날 소명 절차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윤리위에 사과문과 의견서 등을 미리 제출하기도 했다. 또 이날 해명 과정에서 논란이 된 페이스북 게시물 2건을 삭제했다. 진정성을 보여줘 징계 수위를 낮춰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당내에서는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많은 국민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엄중한 분위기를 반영한 징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징계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등 4단계다. 징계 결과는 오는 26일 윤리위 회의에서 나올 예정이다. 윤리위는 26일 홍 시장이나 대리인 소명을 들은 뒤 당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2006년 홍문종 당시 경기도당위원장이 수해 중 골프를 쳐 논란이 됐을 때는 사건 발생부터 윤리위 제명 결정까지 나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