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수해 골프’ 홍준표, 與 윤리위 징계 개시에 “과하지욕”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과하지욕’이란 사자성어를 남겼다.
과하지욕은 초한지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유방을 도와 천하를 제패한 중국 한나라의 개국공신 한신이 젊은 시절 굴욕을 참아가며 건달의 바짓가랑이 사이를 기어간 일화에서 비롯된 말이다. 큰 뜻을 품은 사람은 작은 부끄러움을 감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신의 처지를 한신에 빗댄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 윤리위는 같은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징계 사유로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을 때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당 윤리규칙 22조와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4조(품위 유지) 위반을 들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대구 소재 한 골프장을 찾았다가 폭우로 인해 1시간 만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17일 자신의 SNS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고 강변했고, 같은 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부적절하지 않았다. 트집 잡지 말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어 18일 당 지도부의 진상조사 착수에 “국민 정서법에 기대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고 반박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홍 시장은 19일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정근 중앙윤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공감 능력의 부족을 드러낸다면 당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해당 행위”라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이날 소명 절차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윤리위에 사과문과 의견서 등을 미리 제출하기도 했다. 또 이날 해명 과정에서 논란이 된 페이스북 게시물 2건을 삭제했다. 진정성을 보여줘 징계 수위를 낮춰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당내에서는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많은 국민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엄중한 분위기를 반영한 징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징계 수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등 4단계다. 징계 결과는 오는 26일 윤리위 회의에서 나올 예정이다. 윤리위는 26일 홍 시장이나 대리인 소명을 들은 뒤 당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2006년 홍문종 당시 경기도당위원장이 수해 중 골프를 쳐 논란이 됐을 때는 사건 발생부터 윤리위 제명 결정까지 나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볼때마다 기분 나쁘다”...300억짜리 쓰레기가 된 ‘흉물 아파트’ 사연 [매부리TV] - 매일경제
- 10명중 7명 포기…경쟁률 치열했던 사전청약, 이 동네 무슨일 [부동산 라운지] - 매일경제
- “회사까지 걸어서 15분”…너무 일하고 싶어 거짓말 했다가 날벼락 - 매일경제
- 급매 싹쓸이 누가했나 봤더니…“집없으면 고생” 놓치지않은 30대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직장내 꼰대 1위는 ‘상사’…2위는 ‘이 사람들’ 이었다 - 매일경제
- “한국에서 큰돈 한번 벌어보자”…충성고객 잔뜩 만든 골프웨어 - 매일경제
- [속보] 북한 “美전략핵잠 부산 기항, 핵무기 사용조건 해당” - 매일경제
- “3개월 새 1조3000억 급증”…제2의 새마을금고 사태 우려에 금융권 ‘비상’ - 매일경제
- 교미만 14시간한다는 ‘이 동물’…죽음도 불사한 이들의 사랑법[생색(生色)] - 매일경제
- 케빈 심, 애리조나와 37만 5천$에 계약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