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지고, 뽀뽀하고' 김민재 향한 투헬의 격한 환영, 이유 있었다 '2년 전부터 김민재 원했다', 김민재는 '조기 훈련'으로 화답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버선발로 '괴물' 김민재를 환대한 이유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김민재를 원했기 때문이다. 20일(한국시각) 독일 TZ는 '투헬 감독이 첼시를 이끌던 2021년부터 김민재를 레이더망에 올렸다'고 했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후임으로 첼시 지휘봉을 잡았던 투헬 감독은 곧바로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21~2022시즌에는 첼시를 리그 3위로 이끌었다. 김민재는 2021년 여름 중국 베이징 궈안을 떠나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했다. 김민재는 당시에도 빅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그 중 첼시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 역시 김민재를 주시했다. TZ는 '바이에른의 전직 스카우트인 피르민 슈베글러는 이미 김민재가 페네르바체에 있던 시절부터 관찰했다.
그토록 원했던 선수인만큼 당연히 더욱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바이에른은 20일(한국시각) 구단 SNS를 통해 '뮌헨에서의 김민재의 첫 날'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사무실로 이동하기 전부터, 오피셜 촬영, 이후 바이에른이 훈련하고 있는 테게른제에 합류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눈길을 끈 것은 김민재와 투헬 감독의 만남이었다. 영상 속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보자 다가가 활짝 웃으며 끌어안아줬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는 볼까지 쓰다듬었다. 얼마나 김민재를 원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헬 감독은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만나서 반갑다. 정말 기쁘다. 넌 정말 잘할거다. 확신한다"는 말을 전했다.
투헬 감독은 이에 앞서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키가 크고, 빠르고 매우 믿음직스럽다. 김민재가 이곳에 있어 정말 행복하다. 그와 몇 번이나 영상통화를 진행했다.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이고, 언제나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투어부터 합류하는 게 더 편했을 텐데 김민재가 원하지 않았다. 독일 훈련에 합류하는 걸 선택한 김민재의 모습에서 얼마나 프로페셔널한 선수인지 알게 됐다"고 칭찬했다.
김민재도 특유의 성실한 태도로 투헬 감독의 미소에 화답했다. TZ는 '김민재가 투헬 감독의 제안을 거부한 뒤 바이에른의 롤 모델이 됐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훈련 캠프 한 가운데에 있으며, 투헬 감독의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김민재는 휴가를 더욱 즐기다 팀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먼저 팀에 합류하는 것을 택했다. TZ는 '김민재가 수비의 보스가 되 수 있도록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했고, 아시아 투어에 합류하라는 구단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김민재는 휴가를 즐기는 대신 전속력으로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군사훈련과 휴식으로 몸이 아직 정상이 아닌 김민재는 사이클과 개인훈련을 통해 서서히 몸을 만들고 있다.
드디어 오피셜이 떴다. 철옹성 같았던 유럽 엘리트의 상징, 최고의 클럽인 '레바뮌(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에서 모셔간,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은 한국선수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괴물' 김민재가 마침내 바이에른 뮌헨 선수가 됐다.
바이에른은 19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나폴리에서 뛰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로, 5년이다. 김민재는 3번 유니폼을 입는다'고 했다. 김민재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두번째로 바이에른에 입성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만유로(약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계약 당시 바이아웃을 설정했는데, 50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최근 나폴리와 협상 문제로 이적료가 다소 올라갔다는 보도도 있는만큼,그 이상이 될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한국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임은 분명하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할때 기록한 3000만유로(약 426억원),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은 나카지마 쇼야가 알두하일에 합류하며 기록했던 3500만유로(약 497억원)이었다.
김민재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유로·약 1136억원)과 마타이스 더 리흐트(6700만유로·약 951억원)에 이어 바이에른 역사상 세번째로 비싼 사나이가 됐다.
얀-크리스티안 드리센 CEO는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를 우승 시키며 매우 발전했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피지컬적으로나, 멘탈적으로, 스피드적으로 매우 인상적이다. 우리는 그와 프리시즌을 함께 하게 돼 기쁘다. 그의 스타일은 우리 팬들을 즐겁게 할 것"이라고 김민재를 소개했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가 합류해 매우 기쁘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컨디션이 완벽하며 출전 준비가 됐다. 김민재가 뮌헨과 동행하기로 결정해 정말 기쁘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최고의 영입이다. 며칠 더 휴가를 주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원치 않았다. 얼마나 김민재가 전문적이고 집중적인지 알려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민재는 곧바로 팀에 합류해 개인 훈련에 입했다. 김민재는 구단 공식 SNS에 "뮌헨에 오게 돼 흥분된다"며 "하지만 지금은 많이 부끄럽다"고 옅은 미소를 보였다. 사이클을 타고 있는 김민재에게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 세르주 그나브리, 키미히 등이 다가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짧은 대화도 나눴다.
바이에른 팬들도 김민재를 환대하고 있다. 바이에른 SNS는 훈련장 빠져나가는 김민재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다수의 팬들의 모습을 담긴 영상을 업로드했다. 김민재는 친절히 사인 요청에 응했다.
김민재는 18일 뮌헨에 도착했다. 18일 독일 빌트는 바이에른의 훈련장에 온 김민재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정장 차림으로 훈련장을 둘러보는 모습이었다. 빌트는 '바이에른의 세번째 신입생이 온다. 김민재가 뮌헨에 도착했다'며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CEO, 훈련장에 있는 동료 2명과 함께 바이에른 사무실로 향했다. 김민재가 2028년까지 서명했다'고 전했다. 군사훈련을 마친 후 휴식을 취하던 김민재는 17일 대리인과 함께 독일로 떠났다. 김민재는 뮌헨 직행이 아닌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뮌헨으로 도착했다.
유럽 이적시장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김민재가 바이에른 훈련장에 방금 도착했다. 김민재는 새로운 바이에른 영입생으로 발표될 것이다. 10일 전에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됐다.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도 받았다. 계약도 마무리했다'며 'here we go'를 덧붙였다.
독일 언론들은 속속 김민재의 뮌헨 입성 소식을 전했다. 스카이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가 오늘 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이미 뮌헨에 도착했다. 아직 100% 명확하지는 않지만, 곧 훈련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플레텐베르그는 바이에른에 관한 1티어 기자로 평가받는다.
스포르트 역시 '김민재가 뮌헨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 그는 곧 테게른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테게른제는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국경에 있는 알프스지역 마을로, 바이에른의 훈련 캠프가 있는 곳이다. 바이에른은 이미 테게른제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전날 드리센 바이에른 CEO는 라파엘 게레이로-콘라드 라이머 입단 기자회견에서 사실상의 오피셜을 전했다. 현지 취재진은 아직 발표가 나지 않고 있는 김민재 영입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드리센 CEO는 "김민재는 흥미진진한 선수이며 당연히 그가 우리 팀에 오길 원한다"며 "하지만 우린 아직 발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 며칠 안에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피셜이 나지 않은 선수에게 구단 고위 관계자가 이름까지 언급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실상 영입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유럽이적시장의 최고 공신력을 자랑하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18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루머에도 불구하고 김민재가 바이에른으로 향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며 '김민재는 지난 8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바이에른이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면서 이미 바이에른 선수가 됐다'고 했다. 이어 '단지 계약서 서류와 관련한 이슈가 있을 뿐 어떠한 문제도 없다. 오피셜은 곧 뜰 것'이라고 못 박았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 역시 '바이에른의 김민재 영입이 임박했다. 몇 주간 긴 협상 끝에 김민재는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합의가 빠르게 이뤄졌고 바이아웃 지급에 동의를 했으며 이적 최종 조건에 합의할 일만 남았다. 이제 '던 딜'며 '김민재의 바이에른행은 확정적이며 이번 주말 공식 발표가 예상된다. 바이에른행에 장애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미 김민재의 바이에른행이 확정됐다는 정황은 여러군데서 나왔다. 루디 가르시아 나폴리 감독은 김민재와의 작별을 직접 언급했다. 16일 로마노는 가르시아 감독의 말을 직접 인용, 공개했다. 가르시아 감독은 "우리는 김민재가 떠났다는 것을 안다. 정말 슬프지만, 나는 우리의 모든 선수들을 지키길 원한다. 빅터 오시멘이 나폴리에 남길 원한다고 확신한다. 그는 여기서 행복하고 많은 것을 이루길 원한다"고 했다.
동시에 나폴리의 프리시즌 일정에도 김민재의 이름은 빠졌다. 나폴리는 공식 홈패이지에 프리시즌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는데, 김민재는 없었다.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추후에 합류할 예정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 역시 김민재를 언급했다. 그는 15일 프리시즌 첫 기자회견에 나섰는데 한국을 넘어 독일 현지 바이에른 팬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인 김민재의 이적설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KIM'을 언급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영입이 임박했다고 알렸다.
투헬 감독은 '한국 선수가 뤼카 에르난데스 대체자로 도착하나'란 질문에 "우리는 에르난데스를 제대로 대체하길 바란다. 누가 뤼카를 대신할지는 큰 비밀이 아니"라면서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이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며칠안에 (김민재 영입을)발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김민재 오피셜'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오피셜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의구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유가 있다. 16일 독일 빌트는 '바이에른이 김민재이 바이아웃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폴리 사정으로 인해 법률적으로 복잡한 상황'이라며 '그래도 이적은 의심할 여지 없이 성사될 것이다. 김민재는 아시아 투어부터 동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 마티노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는데 '바이에른의 김민재 영입은 완료됐다. 마지막 날까지 왜 바이에른이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인 비율로 되어 있다. 여기에는 김민재를 훈련시킨 한국 구단에 지급될 보너스도 포함된다. 때문에 나폴리에 지급될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 액수 끊임 없이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 에이전트 엔리코 페델레도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 발표가 이렇게 늦어지는 이유는 바이에른의 전략 문제"라며 "바이에른이 돈을 절약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풋 메르카토는 '나폴리가 약간의 보너스와 셀 온 조항을 붙이고 싶었다'며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김민재 바이아웃 금액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을 받길 원했다. 이를 이뤄냈다'고 했다.
사실 절차는 벌써 끝이 났다. 로마노는 일찌감치 김민재 사가 종료를 선언했다. 9일 로마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바이에른이 김민재 영입을 위한 바이아웃 지불을 완료했다. 나폴리는 택스 포함 5000만유로 정도를 받는다. 이제 사인만 완료하면 오피셜이 뜬다'고 했다. 로마노는 이날 글에 자신의 'here we go' 사인이 적중했을 때 쓰는 'here we go confirmed'를 붙였다. 로마노는 며칠 전 '김민재가 한국에서의 메디컬 테스트 완료 후 새로운 바이에른 선수로 사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아웃 조항도 곧 활성화될 것'이라고 협상 완료라고 선언한 바 있다.
기초군사훈련을 받던 김민재는 6일 퇴소하자마자 바이에른행 마무리를 위한 스케줄을 이어갔다. 메디컬테스트였다. 로마노는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가 퇴소하는데로 곧바로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플레텐베르그 역시 '김민재가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무리한다. 바이에른의 팀 닥터들이 한국에 도착해서 메디컬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테스트가 미뤄졌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6일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했다. 독일 현지에서는 '바이에른 역사상 가장 미친 메디컬테스트'라고 했다. 그만큼 김민재를 원했다는 이야기다. 메디컬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후 예상대로 바이에른은 바이아웃을 지불하며, 최종 절차를 마무리했다.
당초만 하더라도 김민재는 맨유행을 확정짓는 분위기였다. 구체적인 연봉과 이적 날짜까지 나왔다. 뒤이어 아예 '맨유행이 확정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탈리아 일마티노는 '김민재가 맨유 이적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바이아웃 금액이 지불된다면 7월1일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더선은 '김민재의 맨유 이적이 확정됐다'며 '김민재는 올 여름 맨유의 첫번째 영입으로, 7월1일 공식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재와 맨유의 이야기는 한 달 넘게 지속됐다.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콤비가 수비를 지키는 맨유는 두 선수의 내구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빅토르 린델로프와 에릭 바이 역시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김민재 영입을 통해 확실히 우승권 수비진을 갖고 싶어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김민재를 점찍은 배경이다. 하지만 맨유는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계륵으로 전락한 해리 매과이어의 방출 문제가 풀리지 않는데다, 가장 중요한 인수 문제까지 꼬였다.
그 사이 바이에른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민재가 군사훈련을 받으러 간 15일,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플레텐베르그의 보도가 시작이었다. 산티 아우나, 로마노 등 유력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토마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영입에 열을 올렸다. 빌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직접 화상통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철 박주호 등과 함께 한 바 있는 투헬 감독은 이같은 사실을 적극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행 조건도 좋았다. 연봉은 세후 1000만유로(약 14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45% 정도의 세금을 떼는 독일 세법에 따르면 세전 1800만유로 정도 되는 큰 규모다. 빅스타가 즐비한 바이에른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에이전트 수수료도 1500만유로(약 210억원)가 넘을 전망이다. 계약기간 5년으로 바이에른이 김민재를 위해 쏟아붓는 금액은 최소 1억4700만유로(약 2063억원)에 달한다.
바이에른은 에르난데스를 정리하며 김민재에 큰 돈을 쓸 수 있었다. 에르난데스는 파리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45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김민재 이적료와 같은 수준이라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김민재라는 더 젊고 실력있는 선수를 더할 수 있었다.
바이에른은 올 여름 수비진 정비를 준비했다. 올 시즌 마타이스 더 리흐트를 축으로 다요 우파메카노와 파바르가 중앙을 지켰다.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바이에른은 여전히 시장의 주목을 받는 에르난데스와 파바르를 정리하고 새로운 수비수 영입를 데려오고 싶어했다. 그게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전북 현대를 시작으로, 베이징 궈안, 페네르바체, 나폴리를 거쳐 바이에른까지,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비상을 이어오고 있다. 페네르바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대체자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인 '한국인 센터백'을 낙점했다.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지불하며, 스타드 렌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영입했다.
김민재는 입성 단 한 시즌만에 이탈리아를 정복했다.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렇다할 적응기도 없이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기복 없는 수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했다. 2018~2019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아시아 선수가 수상한 것은 김민재가 최초다. 우승팀 멤버가 이 상을 차지한 것 역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재는 빗장수비를 탄생시킨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수비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됐다. 김민재는 세리에A 공식 '올해의 팀'에도 선정되며, 올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임을 재확인했다.
김민재의 맹활약 속 나폴리는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세 번째다. 김민재는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국인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맨유의 박지성,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이후 세번째다. 수비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2001시즌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 이후 처음이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맨시티의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레알 마드리드의 에데르 밀리탕 등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였다. 놀라운 활약으로 시즌 내내 빅클럽의 주목을 받은 김민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치가 상승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6000만유로까지 상승했다. 한국 선수로는 손흥민 보다 높은 최고 몸값이었다.
김민재는 올 여름 내내 맨유, 맨시티, 뉴캐슬,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 선수의 이적설이라고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역대급 사가였다. 김민재 영입전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맨유와 뉴캐슬의 하이재킹 시도까지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바이에른이었다.
김민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폴리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냈다. 그는 '안녕하세요 김민재입니다. 그간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나폴리 팬들에게 이 메시지를 보냅니다. 故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이후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만들어준 팬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저의 열정적인 클럽 나폴리, 스팔레티 감독님, 팀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폴리 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제가 어디에 있든, 어디를 가든 나폴리를 기억하고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포르자 나폴리 셈프레'라고 했다.
김민재는 이어 바이에른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그는 "바이에른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는 바이에른에 오는 것을 고대했다.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여기서 발전을 계속할 것이다. 그들이 나를 얼마나 원했는지는 시작부터 명확했다. 내 첫 목표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나는 가능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독일 언론도 벌써부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김민재를 제2의 야프 스탐'이라고 설명했고, 키커는 '김민재가 단 3번은 폴 브라이트너, 비센테 리자라쥐, 루시오 등과 같은 전설들이 썼던 번호'라고 전했다.
김민재는 23일부터 바이에른 선수로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한다. 23일 2023~2024시즌 준비를 알리는 팀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김민재는 게레이로, 라이머 등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를 건낼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바로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바이에른은 올 여름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프리시즌을 치른다. 바이에른은 26일 도쿄에서 '유럽 챔피언' 맨시티전을 시작으로 29일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경기를 치른다. 또 다른 '괴물' 엘링 홀란드와의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홀란드는 맨시티 이적 첫 해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역사를 새로 썼다. 맨시티는 창단 첫 트레블을 달성했다. 8월2일에는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겨 리버풀과 만난다. 리버풀에는 김민재와 비교되는 버질 판 다이크가 있어, 또 한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아시아 투어에서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바이에른맨 김민재의 축구 인생, 새 막이 열렸다. '바이에른 괴물'이 된 김민재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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