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연봉' 장관 부패, 의원들은 불륜…청렴국 싱가포르 '충격'

윤세미 기자 2023. 7. 21. 08: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싱가포르가 잇따른 정치 스캔들로 충격에 빠졌다.

교통부 장관이 부패 의혹으로 체포된 지 며칠 만에 여야를 막론하고 불륜 스캔들이 연이어 터졌다.

19일(현지시간) CNBC와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계에선 최근 부패에서 불륜까지 낯 뜨거운 스캔들이 쉴 새 없이 터지고 있다.

예컨대 싱가포르에서 장관이 부패에 연루된 건 1987년이, 국회의원이 자진 사퇴한 건 2016년이 마지막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치인들의 불륜 스캔들을 풍자하는 그림. 불륜으로 탈당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은 여야 정치인들이 한 마음이 됐다는 내용을 담았다./사진=트위터

싱가포르가 잇따른 정치 스캔들로 충격에 빠졌다. 교통부 장관이 부패 의혹으로 체포된 지 며칠 만에 여야를 막론하고 불륜 스캔들이 연이어 터졌다. 싱가포르 정부가 해외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지켜온 반부패와 청렴이라는 이미지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CNBC와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계에선 최근 부패에서 불륜까지 낯 뜨거운 스캔들이 쉴 새 없이 터지고 있다.

지난 14일 이스와란 교통장관과 저명한 호텔 재벌인 옹벵셍이 부정 청탁 의혹으로 체포됐다. 둘은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로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혐의없음으로 종결되긴 했지만 지난달에도 두 명의 장관이 국영 부동산을 임대하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가 이뤄졌던 터다.

17일엔 여당인 인민행동당(PAP) 소속 탄 추안 진 국회의장과 쳉 리 후이 의원이 불륜 스캔들로 의원직을 반납하고 물러났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기혼자인 두 의원이 적어도 2020년부터 불륜 관계를 이어왔으며 지난 2월 이 사실을 알게된 뒤 관계를 정리할 것을 권했지만 이후에도 불륜을 이어왔음을 확인, 둘의 사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불륜 스캔들은 야당도 강타했다. 싱가포르 유일 야당인 노동당의 중진 레온 페레라 의원과 니콜 세아 청년위원장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있는 15초짜리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다. 기혼자인 둘은 2020년 총선 이후 불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페레라 의원의 운전기사가 둘의 관계를 당에 폭로한 뒤 둘은 부인했지만 영상이 돌면서 불륜 관계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결국 둘은 사실을 인정하고 탈당하면서 모든 지위를 내려놨다.

/AFPBBNews=뉴스1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가 PAP를 창당해 1959년 초대 총리에 오른 뒤 청렴을 통치의 최우선 원칙으로 강조한 뒤 그 흐름이 이어져 온 만큼 이번 스캔들은 싱가포르 안팎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예컨대 싱가포르에서 장관이 부패에 연루된 건 1987년이, 국회의원이 자진 사퇴한 건 2016년이 마지막이다.

유진 탄 싱가포르경영대학의 법학과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일련의 정치 스캔들이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확신에 직격탄을 날렸다"면서 "싱가포르의 심각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오랫동안 정직과 청렴, 신뢰에 기반한 통치를 자부한 PAP 정부의 평판에 심각한 흠집이 생겼다"면서 "싱가포르의 평판과 위상 역시 훼손됐음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1959년부터 정권을 유지한 여당의 정치적 정당성은 깨끗하고 부패하지 않은 거버넌스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고 탄 교수는 설명했다. 싱가포르 당국이 국민들에게 엄격한 법과 규제를 적용할 수 있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 싱가포르 공직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는 동시에 공직자가 뇌물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장관직의 경우 연봉이 110만싱가포르달러(약 10억5000만원)에 달한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의 왈리드 줌블랏 압둘라 정치학과 교수는 로이터를 통해 "부패를 막지 못한다면 (높은 보수가) 목적에 부합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