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가동 연기…“전문 인력 부족”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가동 시기를 2025년으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현지에서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당초 계획보다 가동 시기를 1년 미루기로 했다.

2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숙련된 노동자 부족으로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기가 2025년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대만의 숙련된 기술자를 미국으로 파견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 AFP 연합뉴스

TSMC는 지난 2020년 5월 애리조나 공장 건설 계획을 처음 발표하고 2021년 중반부터 공장을 건설했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2024년부터 첨단 4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TSMC는 또한 해당 부지에 두 번째 공장도 추가해 2026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TSMC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메이드 인 USA’ 정책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TSMC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법(Chips acts)에 따라 미국 정부에 최대 150억 달러(약 20조 원)의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열린 장비 반입식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동하고 참석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백악관은 TSMC의 애리조나 공장 가동에 대해 자신감을 표현했다. 올리비아 돌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반도체법의 인력 관련 조항에 따라 우리가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TSMC가 공개한 2분기 실적 부진했다. 2분기 매출은 4808억4100만대만달러(약 19조7289억)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순이익은 1818억대만달러(약 7조4592억원)로 이 역시 1년 전보다 23.3% 감소했다. TSMC의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다 TSMC는 올해 연간 매출도 전년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전 세계 모든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다만 웨이저자 CEO는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 TSMC 매출의 6%를 차지하고 있는 AI가 향후 10%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미래를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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