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만 봐도 뿌듯’ 손·박 7번, 김·이·박 3번...한국인 빅리거 꿀번호 역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유럽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은 대체로 좋은 번호를 받았다.
축구에서 등번호가 주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흔히 말하는 ‘주전급’ 선수인지 아닌지 등번호를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100%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좋은 등번호는 입지가 탄탄한 선수에게 주어진다.
그중에서도 7번은 공격 에이스를 뜻하고, 3번은 주전 수비수를 뜻한다.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독일·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에서 뛴 한국 선수들은 유독 7번·3번과 연이 많았다. 이외에도 9번·10번·4번·5번 등이 한국인 선수들의 유니폼을 빛냈다.
#7 손흥민·박지성·설기현·이재성
대표적인 No.7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독일 레버쿠젠 시절부터 7번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누볐다. 2015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이적해서도 7번을 받았다. 그의 소셜미디어(SNS) ID ‘hm_son7’처럼 숫자 7은 손흥민을 상징하는 번호로 자리잡았다.
박지성도 7번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서 뛰었다. 2012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퀸스파크레인저스(QPR)로 이적한 그는 등번호 7번과 주장 완장을 건네받았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초 공식 주장 타이틀을 이때 얻었다. 빅리그는 아니지만 이전에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뛸 때 박지성의 등번호도 7번이었다.
설기현 역시 7번이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풀럼에서 뛴 설기현의 등에는 숫자 7과 SEOL이 적혔다. 풀럼 이적 전 울버햄튼과 레딩FC에서 19번을 착용한 설기현은 풀럼에서 큰 기대를 받았다.
이재성 또한 7번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이재성은 2부리그 홀슈타인 킬에서 3시즌간 7번을 달았고, 1부리그 마인츠로 이적한 후에도 3시즌 연속 7번을 착용한다. 최근 2026년까지 3년 재계약을 맺었기에 빅리그 7번 커리어는 계속될 전망이다.
#3 김민재·이영표·박주호
3번은 주전 수비수를 상징하는 번호다. 올여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자연스럽게 3번 유니폼을 받았다.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 대한축구협회(KFA)와 나눈 인터뷰에서 “3번은 특별한 번호”라고 말했다. K리그 전북 현대,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뛸 때도 3번과 함께한 김민재는 이탈리아에 이어 독일까지 3번 범위를 넓혔다.
이영표 역시 빅리그에서 3번을 입었다. 토트넘 입단 2년 차와 3년 차에 3번을 착용했고, 독일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2008-09시즌에도 3번을 받았다. 이영표의 도르트문트 3번은 2015-16시즌부터 박주호가 이어받았다.
#9 박주영
박주영은 아스널 9번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빅 4(아스널·맨유·리버풀·첼시)로 불리던 시절에 아스널의 9번 유니폼을 입고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전 국민적인 응원을 받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박주영은 그 자체로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되었다.
#10 기성용, 정우영
기성용은 잉글랜드 무대를 떠나 스페인으로 떠났다, 마요르카는 기성용과 단기 계약하며 그에게 10번 유니폼을 건넸다. 10번은 해당 팀의 상징이다. 대체적으로 에이스 혹은 플레이 메이커에게 건네는 등번호다. 비록 코로나19 사태 탓에 정상적인 리그를 치를 수 없었지만 기성용은 빅리그 10번을 달고 생애 첫 스페인 데뷔전을 치렀다.
정우영은 최근에 10번을 받은 선수다. 독일 명문 슈투트가르트는 지난 12일 정우영 영입을 발표하면서 “바이에른 뮌헨과 프라이부르크에서 뛴 정우영에게 10번을 줬다. 정우영 계약 기간은 3년”이라고 공식적으로 알렸다.
#5 이거해줘 원희형
생소하지만 5번도 있다. 조원희는 프리미어리그 위건에 입단할 때 5번을 달았다. 당시 위건은 프리미어리그 다크호스로 떠오를 때다. 조원희는 위건 입단 테스트에 눈도장을 찍어 No.5 유니폼을 착용했으나 반년 만에 친정팀 수원 삼성으로 복귀했다.
#빅리그는 아니어도...
유럽 빅리그는 아니어도 좋은 번호를 받은 선수가 많다. 조규성은 최근 전북을 떠나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이적하면서 10번을 달았다. 전북에서 10번,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9번을 달았던 그는 덴마크 미트윌란의 새로운 10번이라는 책임감을 부여받았다. 이승우 역시 벨기에 신트 트라위던에서 10번을 달고 고생했다. 현재는 K리그1 수원FC에서 11번을 쓴다.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이영표 박주호, 박주영, 기성용, 정우영, 조규성, 이승우.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바이에른 뮌헨·마요르카·슈투트가르트·미트윌란·신트 트라위던]-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