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51조원 투자 美 애리조나 공장 가동 1년 미룬다... 왜?

“전문 인력 부족” 이유... 2분기 순이익 4년만에 첫 감소

TSMC의 로고./조선DB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서 건설중인 반도체 생산라인의 가동 시점을 기존 2024년에서 2025년으로 1년 미루기로 했다.

20일(현지 시각) TSMC 류더인 회장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애리조나에서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시점이 2025년으로 연기될 것”이라고 했다. 그 동안 업계에서 ‘미국 반도체 생산’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돼온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류회장은 “기존에 제시했던 일정(2024년 가동)에 맞춰 첨단 장비를 설치할 만큼 숙련된 인력이 충분치 않다”며 “대만에서 전문 엔지니어들을 파견해 현지 근로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칩스 포 아메리카’ 전략의 핵심인 TSMC는 당초 2024년부터 애리조나 공장의 1기 공정 시설을 가동해 5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 칩을 생산하고, 2026년에는 2기 공정을 가동해 3나노 칩을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TSMC는 총 400억 달러(약 51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장비 반입식을 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올리비아 달튼 백악관 대변인은 “칩스법(미국 반도체 지원법)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TSMC가 필요한 인력 자원 육성에 자금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TSMC는 이날 2분기 매출 4808억 대만달러(약 19조 7000억원), 순이익 1818억 대만달러(약 7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비 10%, 23.3% 줄어든 수치다. TSMC의 분기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9년 2분기 이후 4년만이다. TSMC는 “최대 고객인 애플의 매출이 2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하는 등 세계적인 스마트폰·PC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TSMC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풍인)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매우 양호한 것은 맞지만, (손실을) 상쇄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