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픽!] 우리 모두 어딘가 망가진 사람들…'펀치드렁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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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마주하면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표한다.
어딘가 위험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대로 보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정상인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펀치드렁커드'는 폭설 때문에 좁은 휴게소에 고립된 사람들이 서로 갈등을 빚고 불신하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결국 자신이 정상이라고 믿는 1층 사람들도 2층의 환자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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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마주하면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표한다.
어딘가 위험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대로 보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정상인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나는 정상이고, 그들은 비정상일까? 그 경계는 어디에 있을까.
'펀치드렁커드'는 폭설 때문에 좁은 휴게소에 고립된 사람들이 서로 갈등을 빚고 불신하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고립된 인원은 야유회를 떠났다가 발이 묶인 정신병원 환자 4명과 의료진 4명을 비롯해 혼자 또는 가족끼리 온 여행객 8명, 휴게소 주인 부부까지 총 18명이다.
여행객들은 같은 공간에 정신질환자가 있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이들을 경계하고, 2층에 격리한다.
단지 자신들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환자들이 화장실에 가는 것도 제한하고, 자는 동안 묶어놔 달라는 무리한 부탁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하지만 2층의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 1층의 시민들도 어딘가 마음이 망가진 채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우선 주인공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도민수는 유튜브에서 잘 나가는 의사지만, 정작 환자는 물론 친구, 연인,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실패한 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아들과 함께 여행을 온 깐깐한 할머니는 서서히 치매 증상을 보이고, 부모님과 여행 중이던 사춘기 딸 민지는 온 팔에 자해 상처가 가득하다.
1층의 사람들의 문제가 드러날수록 2층 환자들과 기묘한 대칭을 이룬다.
자살 시도 후 전생(轉生)했다는 망상에 빠진 환자 현호와 부모님의 행동에 숨 막혀 자해하는 민지,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환자 영옥과 섬망 증세가 심해져 바지에 실례를 한 할머니, 간헐적 폭발성 장애 증상을 보이는 환자 미주와 작은 일에도 주먹을 휘두르는 조폭 같은 사내가 그대로 겹친다.
결국 자신이 정상이라고 믿는 1층 사람들도 2층의 환자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이처럼 고태호 작가는 여러 인물을 차례로 조명하고 인간의 본성과 밑바닥을 해부하다시피 해서 독자의 눈앞에 펼쳐놓는다.
특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남을 도울 때는 슬그머니 빠지는 현대인들을 선악의 구별 없이 묘사했다.
다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우리가 왜 서로를 도와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대답도 준비해놨다.
제목 '펀치 드렁커드'는 일본 밴드 더 옐로 몽키의 곡 제목과도 같다. 자포자기한 채 내달리는 듯한 음률이 작품 속 인물들이 난장판으로 싸우는 장면에 제법 어울린다.
이 작품은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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