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벌써 투헬 마음 사로잡았다…투헬 함박 웃음 짓게 한 조기 합류+개인 훈련
[포포투=김환]
김민재가 벌써 토마스 투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1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나폴리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를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뮌헨은 구단 SNS를 통해 김민재의 사진들과 영상들을 공개했다. 뮌헨이 올린 게시글에는 김민재가 자신이 착용할 등번호 3번이 있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진,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 영상 등이 포함됐다. 뮌헨도 김민재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만큼, 공식 발표가 나오자마자 김민재와 관련된 게시글들을 연달아 올리는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들이 꿈꾸는 클럽이다. 앞으로 펼쳐질 일들이 기대된다. 나는 여기서 계속 발전할 것이다. 구단과 대화를 하면서 구단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고, 그 다음은 가능한 한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뮌헨 동료들도 김민재를 환영했다. 뮌헨이 공개한 프리시즌 영상에는 조슈아 키미히가 김민재에게 다가와 말을 걸고 대화를 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또한 김민재의 영입을 발표한 게시글에도 뮌헨 선수들이 김민재를 환영하는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됐다.
김민재는 합류 직후 동료들부터 투헬 감독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모양새다. 독일 ‘TZ’는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제안을 거부한 뒤 뮌헨의 롤 모델이 됐다. 새로운 선수인 김민재는 뮌헨 훈련 캠프 한 가운데에 있으며, 투헬 감독의 찬사를 받았다”라며 투헬 감독이 김민재에게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는 김민재의 태도 때문이었다. 김민재는 이달 초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훈련소에서 나온 뒤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국내에서 휴식하며 개인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김민재는 휴가를 더 즐기다 뮌헨의 아시아 투어 일정에 맞춰 팀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뮌헨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먼저 팀에 합류하는 것을 택했다. 게다가 김민재는 합류 직후부터 훈련에 참가했고, 이는 팀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TZ’는 “김민재는 수비의 보스가 되는 과정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했고, 아시아 투어에 합류하라는 구단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김민재는 휴가를 즐기는 것보다 전속력으로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라며 김민재가 휴가를 즐기는 대신 조기 합류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도 기뻐할 일이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합류 이후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중국과 튀르키예를 거쳐 나폴리에 입단한 특이한 커리어를 갖고 있지만, 이는 김민재의 퀄리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재는 키가 크고 빠르며, 정말 믿음직스럽다. 김민재는 결점이 없는 시즌을 보냈다. 그는 뤼카 에르난데스의 완벽한 대체자다. 이전에도 김민재과 영상 통화로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하며 김민재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공개된 영상에서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게 다가와 김민재를 포옹하고 볼을 쓰다듬는 등 애정을 드러내며 “너는 여기서 정말 잘할 수 있을 거야. 네가 와서 정말 행복하다. 뮌헨 생활이 마음에 들 거야. 내가 약속한다”고 말했다.
투헬 감독만큼 뮌헨 내에서도 김민재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뮌헨은 김민재 영입 발표가 나온 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에 대한 정보가 담긴 게시글을 올렸다. 김민재가 지난 시즌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성장하기는 했으나, 김민재와 관련된 정보가 부족한 팬들을 위한 게시글이었다.
뮌헨은 “김민재는 어떤 팀에서 뛰더라도 늘 주전으로 뛰었다. 김민재는 190cm의 신장을 보유했고, 나폴리에서 공중 경합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92차례 공중 경합에서 승리했다. 수비수들 중에서는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그리고 머리로만 두 골을 넣었다”라며 김민재의 공중볼 경합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 “김민재는 지난 시즌 경합 상황에서 뛰어났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63%의 경합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또한 리그 35경기에서 상대의 드리블을 허용한 것은 다섯 번뿐이다”라며 김민재의 경합 성공률이 높고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잘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또한 뮌헨은 “김민재는 수비력 외에도 빌드업 능력까지 갖춘 선수다. 김민재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91%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 시즌 유럽 5대 리그 기준 필드 플레이어들 중 가장 많은 전진 패스(1,057회)와 세 번째로 많은 패스를 받은 선수(2,547회)였다”라며 김민재의 빌드업 능력도 언급했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 빠르게 접근했고, 개인 합의까지 이뤄냈다. 도중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야 했지만, 김민재의 해외 에이전트가 꾸준히 뮌헨과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해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은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충분했고, 김민재에게는 높은 연봉을 제안해 마음을 사로잡았다.
뮌헨은 김민재 영입에 정성을 쏟았다. 김민재 영입을 빠르게 매듭짓기 위해 김민재가 훈련소에서 퇴소하는 날짜에 맞춰 구단 메디컬 팀을 한국에 파견, 한국에서 김민재의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는 이례적인 일이었으며, 뮌헨의 행보를 본 독일 언론들도 “미친 메디컬 테스트”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였다.
메디컬 테스트 이후 곧바로 오피셜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한동안 잠잠했다. 이를 두고 여러 추측들과 설명들이 있었다. 이탈리아 유명 에이전트 출신인 페데리코 페델레는 ‘라디오 마르테’에 출연해 “왜 김민재의 뮌헨 이적이 늦어지고 있는 걸까? 이는 뮌헨의 전략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뮌헨은 아마 돈을 절약하고 싶어할 것이다”라며 뮌헨이 돈을 아끼기 위해 김민재의 바이아웃을 나중에 지불하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뮌헨이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 유효기간이 끝나기 직전이 되어서야 김민재의 바이아웃을 지불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탈리아 매체 ‘코레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14일 “김민재는 나폴리의 수비수 명단에 없다. 뮌헨은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한 뒤 나폴리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이제 남은 것은 공식 발표를 기다리는 것뿐이다”라며 뮌헨이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켰다고 전했다.
다른 이야기도 있었다. 김민재의 연대기여금 때문이라는 이야기였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할 시 뮌헨은 나폴리 외에도 김민재의 전 소속팀인 페네르바체 등에 연대기여금을 지급해야 한다.
나폴리 관련 소식을 다루는 이탈리아 매체 ‘아레아 나폴리’는 ‘일 마티노’를 인용해 “뮌헨과의 모든 협상이 끝났지만, 연대기여금으로 인해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라며 김민재의 뮌헨 이적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 유효기간이 7월 15일까지이기 때문에 나폴리 현지 팬들은 김민재가 나폴리에 남을 수도 있다는 마지막 희망을 쥐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김민재의 잔류를 원하던 나폴리 팬들의 마지막 희망도 무너지고 말았다. 팬들은 뮌헨이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했다는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 김민재가 나폴리에 남을 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나폴리 팬들의 희망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김민재의 이적설은 길고도 짧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연결됐던 김민재는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 내내 맨유로 이적할 것이라는 이적설 속에서 시즌을 치렀다. 맨유는 지난해 말부터 김민재를 팔로우하기 위해 스카우터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고, 영국 현지에서는 김민재와 맨유가 개인 합의를 이미 마쳤다며 맨유가 김민재의 집까지 알아봤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김민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보여준 뛰어난 퍼포먼스를 시즌 내내 유지했고, 나폴리에 33년 만에 우승을 안긴 뒤 이탈리아 세리에A 베스트 수비수와 올해의 팀에 선정되며 개인적인 영예까지 누렸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수상했다는 점도 박수를 받을 만했다.
김민재가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축구계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수비수가 되자, 김민재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초기에 나왔던 맨유 이적설에 이어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자 뮌헨의 관심을 받았고, 뮌헨은 김민재 영입 경쟁에 뛰어든 이후로 줄곧 선두를 지켰다. 맨유는 일찍이 김민재와 연결됐던 것에 비해 정작 영입전에서는 뮌헨을 이기지 못했다.
뮌헨이 김민재를 영입하려는 이유는 확실했다. 수비수들의 이탈 때문이었다. 에르난데스와 재계약 협상을 하고 있던 와중, 에르난데스가 파리 생제르맹(PSG)의 제안을 수락해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뱅자맹 파바르까지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비 보강이 필수가 됐다. 또한 지난 시즌 우파메카노가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불안한 모습을 종종 노출했다는 점도 뮌헨의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뮌헨은 빠르게 움직였다.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한 동안에도 해외에서는 김민재의 에이전트가 뮌헨 측과 협상을 이어갔고, 결국 뮌헨과 합의를 이끌어냈다.
김민재를 향한 독일 현지의 기대도 크다. 독일 유력 매체 ‘키커’는 김민재에 대해 “김민재는 경기마다 최소 스무 번은 놀라운 일을 보여주며, 빅리그에서 경험은 적지만 상대적으로 완벽한 중앙 수비수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매체는 김민재가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2,547개의 패스와 1,057개의 전진 패스를 기록했다는 점을 조명하며 이 기록이 뮌헨의 만능 미드필더 조슈아 키미히의 기록보다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김민재가 드리블 돌파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550분 동안 상대 공격수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레알 마드리드의 안토니오 뤼디거와 김민재가 유이하게 보유한 기록이었다. 마지막으로 매체는 김민재가 지난 시즌 3경기에만 결장했다는 점을 두고 전임자인 에르난데스보다 부상 면에서도 걱정할 필요가 적다고도 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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