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국선언 참여 문제 삼아”…학술대회 돌연 연기한 임정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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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 산하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임정기념관)이 지난달 예정된 학술대회를 돌연 연기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회에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던 인사가 '현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을 기념관에서 문제 삼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 가운데 임정기념관 측은 "발표 자료 보완을 위해서"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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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원고 부실해 보완 목적”
일각 ‘정부 눈치 보기’ 비판 일어
국가보훈부 산하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임정기념관)이 지난달 예정된 학술대회를 돌연 연기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회에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던 인사가 ‘현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을 기념관에서 문제 삼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 가운데 임정기념관 측은 “발표 자료 보완을 위해서”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20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임정기념관이 지난달 15일 임시정부 국민대표회의 100주년을 맞아 개최하려던 학술대회가 갑자기 연기됐다. 토론 좌장을 맡기로 돼 있던 충북대 박모 교수는 기자에게 “임정기념관 직원이 행사 일주일 전인 6월 초 전화로 ‘학술대회가 열리지 않는다’고 통보했다”며 “내가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을 문제 삼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5월17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대학의 역사 전공 교수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정부의 역사 인식은) 편협하고 시대착오적”이라며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해법을 “일본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반인권적 조치”라고 성토했다.
앞서 정부는 강제동원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한 피해자 및 유족들에게 지급해야 할 판결금을 일본 피고 기업들이 아닌 우리 기업들이 낸 기부금 등으로 충당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일본 정부는 환영 의사를 나타낸 반면 국내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선 ‘저자세 외교’라는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임정기념관이 지나치게 정부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시국선언 내용과 학술대회의 주제인 임정 국민대표회의는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임정 국민대표회의는 중국 상하이에서 독립운동 방향을 논의하고자 71개 독립운동 단체 대표 125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 74차례 열린 회의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민대표회의의 의의 그리고 역사적 평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임정기념관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연초부터 행사를 준비해 온 학계 인사들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토론자로 나서기로 했던 역사학자 A 교수는 “정부 기조에 발맞추는 학자들만 토론자로 섭외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한 세계일보의 질의에 임정기념관 측은 “행사를 취소한 것이 아니라 연기한 것”이라며 “발표 원고 부실로 인해 발표 자료 보완이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념관은 ‘박 교수 등 일부 토론 참석 예정자들에게 시국선언 참여를 문제 삼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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