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리위, ‘수해 골프’ 홍준표 징계한다…洪 “과하지욕”

유지혜 2023. 7. 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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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20일 '수해 중 골프'로 논란이 된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징계 수위는 이르면 오는 26일 다음 윤리위 회의에서 결정된다.

윤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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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20일 ‘수해 중 골프’로 논란이 된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징계 수위는 이르면 오는 26일 다음 윤리위 회의에서 결정된다.

윤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징계 사유는 당 윤리규칙 제22조 2항(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을 위반한 수해 중 골프 행위와 제4조 1항(품위유지)을 위반한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소속 공직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 기타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체의 해당 행위를 해선 안 된다”면서 “모든 국민이 수해로 안타까워하고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집권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응당 국민과 아픔을 함께해야 하고, 만약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공감 능력 부족을 드러낸다면 이는 바로 당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전국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당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골프를 치던 당시 대구에 수해 인명 사고가 없었다.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반박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부적절하지 않았다”며 관련 논란에 대한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에 당은 18일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같은 날 윤리위가 홍 시장에 대한 징계 논의를 직권 상정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또 논란이 된 17일 자 페이스북 게시물 두 건을 자진 삭제하고 윤리위 측에 사과문과 의견서, 비상 상황 근무 현황표도 제출했다.

윤리위가 이날 공식적으로 징계 절차를 개시하면서 홍 시장은 징계를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윤리위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네 단계로 나뉜다. 징계 수준은 그의 사과와 게시물 삭제 등 반성 여부와 2006년 홍문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수해 골프’로 제명된 전례 등이 양정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에 달려 있다.
황정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황 위원장은 “어제 (홍 시장이) 공식 사과해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이 차단되긴 했지만, 윤리위로서는 이미 벌어진 해당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면서 “징계 수위는 (홍 시장의 사과 등) 제반 사정을 다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윤 윤리위원은 이날 윤리위 회의에 참석하면서 “사과하지 않는 분과 (비교해) 하는 분은 분명히 양정에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과에만 그치지 않고 피해 가족들과 유족들, 수재민들에게 앞으로 진정성 있는 모습 보인다면 좀 더 양정에 도움되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이날 윤리위 결정 이후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과하지욕’(跨下之辱)이란 사자성어를 남겼다. 과하지욕은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의미로, 마음에 큰 뜻을 품은 사람은 작은 부끄러움을 감수한다는 말이다.

이는 중국 한나라 개국공신 한신이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젊은 시절 불량배의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며 치욕을 견딘 일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자신에 대한 윤리위의 징계를 ‘치욕’으로, 자신을 한신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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