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바다 위에 웬 정자(亭子)가?
“내가 여기서 커피나 팔까?”
며칠간 계속된 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20일 오후 충남 서천군 마서면 죽산리 인근 갯벌에서 동죽(조개)을 캐던 한 어민이 농담삼아 던진 한마디에 주변은 웃음꽃이 피었다.
“바다 위에 쉬다 가라고 정자를 누가 갖다 놨나벼?”
빗물에 떠내려와 갯벌에 정착(?)한 지 며칠 됐다는 정자(亭子)는 썰물에 동죽을 캐던 어민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주었지만 한 어민은 “밀물 때 정자가 안 보이는데 혹시라도 그 위를 배가 지나다 걸린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김선태 죽산어촌계장은 “온갖 쓰레기가 금강하굿둑 수문을 개방하면서 불어난 물과 함께 떠내려온 것 같다”며 “해안가를 따라 밀려온 쓰레기를 어제 주민들이 치웠는데 또 떠밀려 온다”고 했다.
바다 위 해양쓰레기 이야기는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다. 매년 태풍이 오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는 어민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장마로 인한 쓰레기들은 바다에서 버려진 게 아닌 강에서 버려지고 떠내려온 것들이다. 인근에 있는 금강하굿둑 수문 개방으로 떠내려 온, 주변에 있던 갈대들과 부러진 나무, 플라스틱병이나 상자, 유리병, 스티로폼 등이 대부분이었다. 우리 스스로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젠 진짜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말자.
다사리 방파제에서 만난 한 어민은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주민들도 애쓰고 있다. 육지에 올라온 것들은 어떻게 치울 수 있다 해도 저 바다 위에 떠다니는 것들은 불가항력이다”며 “누가 먼저 나서서 치울 수 있겠느냐?”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다를 보고 있었다.
바다 위는 둥둥 떠다니는 갈대들과 나뭇가지, 페트병, 플라스틱 배관, 스티로폼 등의 쓰레기가 정박해있는 배와 방파제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이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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