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앤스톡] 곳간은 가득한데… '게임 올인' 택진이형, 주가 부양도

양진원 기자 2023. 7. 21. 0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굴지의 게임사 '엔씨소프트'(엔씨)가 기로에 섰다.

10년 공들인 신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게임성이 기대 이하 평가를 받고 주가마저 급락한 탓이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 시기 현금을 쌓아두고 쓰지 않으면 엔씨로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기조는 전적으로 오너의 판단이지만 현재 진퇴양난에 놓여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가 떨어지는데 현금 모아서 뭐할까… 김택진 '진퇴양난'
엔씨소프트가 신작 부진과 주가 하락 이중고에 쌓아둔 현금을 써야 한다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뉴스1
국내 굴지의 게임사 '엔씨소프트'(엔씨)가 기로에 섰다. 10년 공들인 신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게임성이 기대 이하 평가를 받고 주가마저 급락한 탓이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을 위해 회사 곳간을 두둑히 채웠지만 주주들의 곡소리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엔씨는 풍부한 현금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환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엔씨는 창업주 김택진 대표의 의지로 게임을 제외하면 신경 쓰는 분야가 없다. 최근 힘을 쏟는 인공지능(AI) 사업도 게임산업을 뒷받침하기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2015년 당시 부상하던 핀테크(금융+기술) 사업, 2021년엔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공략했지만 성과가 미진하자 곧바로 정리했다.

회사 자금 사정이 양호한 이유도 출시 게임이 실패할 경우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게임이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개발비를 축적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엔씨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3369억원이다. 같은 기간 넷마블이 6294억원, 크래프톤이 9803억원(단기금융상품 제외)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미래를 위한 보험이지만 기업가치가 흔들리는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올해 초 45만원을 상회하던 엔씨 주가는 지난 6월27일 29만95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심리적 저항선인 30만원선이 무너졌다.

이후 한달이 다 돼도록 주가는 30만원대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28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21년 2월8일 종가 103만8000원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주가는 3분의1 토막 났다.

유례없는 하락세에 주주들의 시름이 깊다. '풍부한 현금을 묵혀만 두지 말고 이제는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11년 만에 출시하는 MMORPG TL이 사전 테스트에서 혹평을 받으면서 이러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북미 시장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가 남아 있지만 주가 반등 기대는 낮아진 상태다.

비판받는 게임성을 획기적으로 되살리긴 어려워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TL이 차세대 리니지 지식재산권(IP)으로 주목받았지만 조금씩 실망하는 분위기"라며 "유저 피드백을 통해 수정하더라도 큰 변화는 주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씨는 배당, 자사주 소각 같은 정책에 대해선 당장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여유 현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텐센트,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 등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고 불황인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기도 어렵다. 엔씨 관계자는 "현재 M&A 관련해서는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엔씨가 대책 마련에 서두르지 않으면 주주들의 아우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 시기 현금을 쌓아두고 쓰지 않으면 엔씨로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기조는 전적으로 오너의 판단이지만 현재 진퇴양난에 놓여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