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물관리 업무' 환경부→국토부 재이관 검토…민주 협조 '관건'

정성원 기자 2023. 7.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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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물 관리 업무를 환경부에서 국토교통부로 다시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수해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린다'며 반발하고 있어 물관리 업무 재이관 추진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21일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에 넘어간 수량 관리 업무를 다시 국토부로 넘기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문재인 정부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물관리 일원화 성과를 부정하는 재이관 작업에 반대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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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물관리 역량 의문…폭우에 현실로 드러나"
민주 "물관리 일원화-수해 관련 없어…전 정부 탓"
여당, 속도 조절…민주 반대·환경부 조직개편 관망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을 방문한 국민의힘 지도부.[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을 방문해 집중호우 대비 대심도 빗물터널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7.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물 관리 업무를 환경부에서 국토교통부로 다시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수해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린다'며 반발하고 있어 물관리 업무 재이관 추진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21일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에 넘어간 수량 관리 업무를 다시 국토부로 넘기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의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를 지목하면서다. 문재인 정부에서 하천 정비와 제방 관리까지 맡게 된 환경부가 수량을 관리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당 정책위부의장인 송석준 의원은 오는 24일 국토부 이관을 골자로 한 '물관리정상화법'(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국토부에 치수 업무를 넘겨 문재인 정부와 환경단체 반대로 멈춘 하천 정비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물관리 일원화를 추진할 때부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4대강 재자연화'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보(洑)를 해체하기 위해 환경부에 수자원 관리 업무를 넘겼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환경부의 역량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기록적인 폭우 당시 용담댐과 남강합천댐 관리 부실로 홍수 피해를 키운 데다 올해에는 괴산댐이 넘치면서 충북 일대 홍수 피해가 커진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송 지하차도에서 사망자가 나오면서 물관리 책임론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향해 "물관리 업무를 가져갔으면 예방을 제대로 하라"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19일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을 찾아 "환경부가 전국 지류·지천, 하수 관리 전반을 담당할 역량이 되는지 많은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번 폭우 사태를 겪으며 현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미호천 제방을 살펴보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청주=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미호천 제방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3.07.17. jhope@newsis.com

그러나 정부여당이 물관리 업무를 국토부에 이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문재인 정부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물관리 일원화 성과를 부정하는 재이관 작업에 반대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물관리 일원화와 수해와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금강홍수통제소가 오송 지하차도 사고 4시간 전에 홍수경보 발령했고, 2시간 전 교통 통제를 요청했음에도 지자체와 경찰, 소방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인명 피해가 났다는 것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재난까지도 전 정부 탓으로 돌리려 하는 정부의 모습에서 국민은 실망한다"고 비판했다.

4대강 재자연화 추진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는 감사원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 및 상시개발' 공익감사 결과에도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포럼 사의재는 "4대강 자연성 회복사업에 대한 트집 잡기"라고 날을 세웠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거대의석을 무기로 정부조직법을 비롯한 하천법, 상수도법, 하수도법, 한국수자원공사법 등 개정에 불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여당 지도부에서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

윤희석 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국토부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가'라는 질문에 "환경부에서 물관리 조직 개편 입장이 나와서 보고받았다"며 "물관리에 혼선이 있거나 미진한 부분을 지적하는 정도로 정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이관까지 험난한 데다 환경부가 조직 개편에 나서면서 당 지도부가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감사 결과 발표 직후 4대강 모든 보를 존치하고 세종보·공주보 등 운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에서 넘어온 이들을 물관리 부서에 기용하고, 지방하천 정비에 필요한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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