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건물 투자 손실로 드러난 증권사 ‘부동산 뇌관’…투자자 피해 우려
[앵커]
미래에셋증권 등이 홍콩의 한 랜드마크 건물을 담보로 빌려준 2천8백억 원을 모두 날리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증권사들이 이런 방식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를 늘려왔는데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손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홍콩 중심업무지구에서도 대표 건물로 꼽히던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 이 건물을 담보로 대출했던 2,800억 원을 상각 처리, 즉 돌려받지 못하는 손실로 분류했다고 밝혔습니다.
돈을 빌린 홍콩 회사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재정난을 겪자 채권자들이 이 건물을 팔아 돈을 챙겼는데 선순위가 아니라 중순위 채권자였던 미래에셋 측은 한 푼도 못 받게 됐습니다.
우리은행과 한국투자증권 등 투자에 돈을 보탰던 다른 금융기관들도 함께 손실을 떠안았습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 : "최우선 과제로 본 펀드가 보유한 중순위 채권의 원리금 회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내 펀드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약 78조 원.
4년 전보다 40%가량 늘었습니다.
기관이나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이 참여한 공모 펀드도 상당수 있습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 속에 국내 투자자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광석/한국경제산업연구원 연구실장 : "고금리 시대를 맞이하면서 자산 가치가 급락하고 그것이 결국 대체투자의 리스크(위험)를 고조시키는 그런 악순환에 놓여져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임원들을 불러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투자자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움직이라고 주문했습니다.
[황선오/금융감독원 부원장보 : "리스크(위험)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방안을 징구하여 점검하고, 개별 CEO 면담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PF 대출과 함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올해 증권사 업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될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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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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