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칼가는 검찰 긴장한 이재명… 구속영장 7말8초 vs 9월 이후?

최고위 참석한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악재가 겹쳤습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북 송금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고, 당내 비명계 의원 31명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죠. 검찰이 8월 초 이 대표를 소환 조사한 후 영장을 칠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다시 부각하고 있는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죠.

◇스모킹건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대북 송금과 이 대표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는데 처음으로 '연결 고리'가 있음을 시인한 것이죠.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내용입니다.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 비용 500만 달러, 이 대표의 방북 성사 대가 300만 달러입니다. 이 중 방북 성사비용 300만 달러에 대해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겁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이 대표는 한방 먹은 듯한 분위기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당 인권위원장인 주철현 의원과 법률위원장 김승원 의원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부지사 배우자의 친필 탄원서를 공개했죠. 검찰이 '방북 비용 대납' 프레임을 짜놓고 이 대표를 끼워 넣으려 혈안이 돼 있고, 쌍방울 전 회장의 일방적 조작 진술에 더해 이 전 부지사에게도 허위 진술을 회유·압박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검찰은 대북송금과 관련해 8월 초 이 대표를 소환 조사할 예정인데 그 이후 제3자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3자 뇌물 협의는 이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적용됐습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8월이 될지 9월 이후가 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멀지 않았어요. 다만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를 거치게 될지 아니면 바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국회 회기 중이면 체포동의안 표결을 해야 하고, 비회기이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야 합니다.

먼저 국회 일정을 살펴보죠. 7월 임시국회는 오는 28일 종료되고, 8월 임시국회는 8월 16일에 소집됩니다. 다시 말해 8월 15일 이후에 영장을 청구하게 되면 국회에 체포동의 요구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대표를 구속시키기 위한 검찰의 골든타임이 '7말 8초'라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칼자루는 검찰이 쥐고 있거든요.

하지만 8월 초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무리일 수 있습니다. 검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절차가 필요한데요. 8월 초 소환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검찰과 이 대표 간 조율이 필요합니다. 검찰이 나오라고 한다고 이 대표가 꼭 그 시간에 맞출 필요는 없는 것이고, 중요한 행사를 이유로 한 두 차례 연기할 수도 있습니다.

또 검찰이 1차 소환 이후 자료를 보강하기 위한 2차 소환할 수도 있죠.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지난 1월 10일 한차례, 대장동·위례 개발특혜 의혹은 지난 1월 28일과 2월 10일 두 차례 소환조사를 했습니다. 검찰이 이 두 사건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지난 2월 16일이고,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2월 27일입니다.

결론적으로 검찰이 속전속결 영장을 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 쉬는 휴회기에 영장을 청구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고, 자칫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되면 이 대표에게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죠. 검찰 입장에서 차라리 시간을 두고 국회의 동의를 묻는 것이 부담이 덜 하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습니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좋고, 부결되더라도 손해 볼 게 없으니까요. 과연 검찰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체포동의안 찬성 150명 넘을 가능성

민주당 비명계 국회의원들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도 이 대표에게는 악재입니다.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 31명이 지난 13일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죠. 이 중에는 대표적인 비명계로 꼽히는 이상민,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있고,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강병원, 김철민, 신동근, 어기구, 오영환, 윤영찬, 이병훈, 허영, 홍영표 의원도 눈에 띕니다.

비명계 31명이 자신의 이름을 걸었는데 다음에 체포동의안이 오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그렇다면 산술적으로 국회 의석 300석 중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의원이 과반이 될 수 있죠. 국민의힘 112석과 정의당 6석, 시대전환 1석, 비명계 31명과 일부 무소속 의원을 합치면 150석을 넘습니다.

여기다 민주당 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불체포특권 포기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죠. 이 모임은 비교적 계파에서 자유로운 강훈식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초재선 중심으로 현역의원만 51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계나 이낙연계 등 특정 세력으로 분류하기 어렵지만 향후 체포동의안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은 그룹이에요.

상황이 이렇다면 이제 민주당 내 친명계만으로는 체포동의안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민주당 의원 167명 중 친명계는 '처럼회'와 '7인회' 소속, 이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맡은 의원을 포함해 76명가량 됩니다. 물론 비명계 중에도 불체포특권 포기에 반대하는 의원도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습니다.

올 들어 체포동의안 표결을 보면 보면 이재명 대표는 재석 297명 중 찬성 139표(46.8%), 윤관석 의원은 293명 중 찬성 139표(47.4%), 이성만 의원은 293명 중 찬성 132표(45.1%)로 모두 간신히 부결됐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다면 가결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야 합니다. 사실상 방탄 국회도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죠.

이에 대해 박수영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매우 재미있는 상황이다. 이제 방탄은 끝났다"면서 "국민의힘 의석에 민주당 의원 31명, 애초 불체포특권 포기에 동참한 정의당과 무소속을 합치면 과반이 되기 때문이다"고 밝혔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검찰이 비회기 기간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그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화영 진술 하나만 갖고는 좀 부실해 보입니다. [뉴스 즉설]은 충분히 더 수사를 한 후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등 다른 사건과 같이 묶어서 정기국회 기간 중 영장을 치는 것으로 정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