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에, 강변에…흔적도 없이 숨진 아기 32명 또 확인

이승재 2023. 7. 21.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얼마 전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들 2천여 명을 조사해보니 10명 중 1명은 숨졌다는 정부 발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 조사에서도 빠진 무연고 사망 영유아가 최근 8년 동안 30명 넘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승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의 한 야산, 3년 전 이곳에서 머리를 다친 채 숨진 남자 아기를 등산객이 발견했습니다.

5년 전 베이비박스 근처 길가에 한 아기가 버려졌습니다.

이곳에 놓인 아기는 영양실조 등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병원에서 병세가 악화돼 끝내 숨졌습니다.

[배연이/서울시 복지정책실 주무관 : "사고 일시, 이런 것들을 열람을 하면 6시간 정도의 여유는 있어요. 그래서 그사이에만이라도 발견이 됐었더라면 유기를 부모가 하더라도 사실 신고만 했었더라도 저는 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숨진 아기들은 어디로 갔을까?

꽃 한 송이 없이 문이 굳게 닫힌 무연고 추모의 집.

경찰과 지자체가 엄마, 아빠, 어떤 연고자도 찾지 못한 아기들은 이곳에 5년간 머물다 아무도 찾아가지 않으면, 결국, 공원에 뿌려집니다.

[배연이/서울시 복지정책실 주무관 : "조사를 했었는데 무연고 아동에 대해서는 반환 건수가 아직은 없었고요. 전부 지금은 추모의 집에 있는 상태예요."]

김영주 의원실이 각 지자체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8년간 무연고로 사망한 것으로 추가 확인된 영유아는 32명입니다.

이 아기들은 한강 변 비닐포대에서, 재활용 선별장에서, 헌 옷 수거함에서, 공원에 남겨진 가방 안에서 생명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출산 기록인 임시신생아 번호도, 주민등록번호도 남기지 않은 아이들로, 최근 정부의 출생 미신고 아동 2천여 명 전수조사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주/국회 보건복지위원/더불어민주당 : "세상에 태어나서 자기 출생신고는 고사하고 신생아 번호도 받지 못한 건만 찾고 있는데도 이렇게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실태 조사를 꼼꼼히 한다 그러면 더 많은 아이들이 발견이 될 것입니다."]

경찰은 이번에 취합된 무연고 영유아 사망 사건들도, 현재 정부 전수조사 사건들과 연계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 박장빈/영상편집:이진이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승재 기자 (sjl@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