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로 권한 집중된 車, 해킹 우려 괜찮을까

박찬규 기자 2023. 7. 21.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똑똑한 車 'SDV' 시대의 기대와 우려③] 발생 가능한 위험 '최소화'가 관건

[편집자주]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려는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소프트웨어(SW) 개발로 확장됐다. 자동차의 개념이 단순히 '움직이는 기계'에서 거대한 '스마트 기기'로 진화하며 SW 개발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앞다퉈 'SW로 정의되는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SDV)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자동차 전용 운영체제(OS) 개발에 매진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출발점에서 완성차업계의 두뇌 싸움이 치열하지만 SW가 모든 걸 주도하는 만큼 '해킹'이나 '서버 오류' 등의 우려도 크다.

모셔널은 아이오닉5 전기차 기반 로보택시로 레벨4 자율주행 카헤일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모셔널
최근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는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SDV)다.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과거 첨단 기계공학이 뒷받침된 '움직이는 기계'였지만 지금은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이 집약된 '움직이는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SDV 콘셉트를 도입하고 부품 공용화와 SW 내재화로 차 개발비를 줄이고 있다. 무선업데이트(Over The Air·OTA)로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자동차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SW가 중심이 되면서 해킹 우려도 제기된다. SW가 하드웨어(HW)를 제어하며 많은 기능이 통합된 만큼 이전과 다른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해커가 많은 차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등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대규모 해킹 사고도 우려되는 점 중 하나다.


SDV는 새로운 생존공식


자동차에 대한 정의 변화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생존과 맞닿아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장기적으로 차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자율주행시대가 열리면 필요할 때 원하는 곳으로 차를 부르면 되기 때문에 소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제조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는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Mobility As A Service·Maas)를 위해 파트너를 모으고 다양한 데이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동수단을 만들어 파는 데 그치지 않고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업체로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자율주행업계 관계자는 "SDV는 단순히 SW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데이터 싸움으로 봐야 한다"며 "자동차가 개성을 잃어가는 데다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해야 하는데 고객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연속성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업계에서 주행 데이터 관련 업체나 주행 관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곳은 인수대상으로 거론된다"며 "완성차업체들은 국내외 스타트업에 다양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 부품사 콘티넨탈이 선보인 자율주행기술 /사진=로이터
하지만 SW에 권한이 집중되면서 '프로그램 오류·서버 다운·해킹' 위험 등은 걸림돌이자 해결과제로 꼽힌다. 현재 시점에서 위험에 노출된 것은 커넥티드 서비스다.

현대차·기아 '커넥티드카 서비스'도 전 세계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었는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이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프로그램 오류 또는 서버 문제로 서비스가 중단되면 이용자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해킹이 발생한다면 관련 피해 규모는 가늠조차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현대차그룹 차종의 스마트폰 원격 서비스가 5시간 먹통상태가 돼 많은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토요타도 올 초 커넥티드 서비스 서버에 외부 해킹이 이뤄져 215만명의 데이터가 유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게 최선


자동차 업계는 물리적으로 각종 SW 오류나 해킹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지만 안전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업체들이 이중보안(redundancy) 등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고 상당한 신경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산차업계 관계자는 "HW에 비해 SW는 시뮬레이션을 통한 문제점 예측과 점검이 쉽지 않다"며 "SDV 기술력이 업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는 테슬라조차도 SW업데이트를 이어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발생 가능한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실제 미국에서 몇 차례 자동차 해킹 사고가 발생한 만큼 앞으로 운전자 의지와 관계없는 사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대비해야 한다"며 "차 자체는 안전할지라도 다른 단계에서 해킹을 고려해야 하는데 앞으로 사고가 났을 때 이를 분석할 수 있는 항공기 블랙박스 같은 역할을 할 장치가 탑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시대엔 새로운 형태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발생 가능한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