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로만 밟으라고?" 홍원기 감독 강력 항의, 3피트 규정 반영 안 됐다…왜?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3피트 규정을 피하려면 무조건 왼발로 밟아야 한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달 3피트 규정 개정을 강력히 요청했다. 지난 6월 23일 고척 두산전에서 7회 무사 만루에서 타자주자 임지열이 3루수 땅볼을 치고 출루할 때였다. 3루주자 김휘집이 홈에서 포스아웃되고, 두산 포수 양의지가 병살을 노리고 1루에 던진 공이 임지열의 등에 맞고 튀었다. 심판진의 최초 판정은 수비방해 없음이었지만, 두산이 3피트 수비방해 관련 비디오판독을 신청해 결과가 번복되면서 문제가 됐다.
홍 감독은 당시 퇴장을 각오하고 심판진에 강력히 항의했는데, "노코멘트를 하려 했는데, 공론화를 하고 싶다. 정상 플레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타자주자는 본인 규정에 맞게 1루까지 전력질주를 했다. 번트 상황도 아니고, 타격 후 1루까지 정해진 길로 정확히 뛴 상황이었다. 발이 안 들어가려면 왼발로만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는 건데, 그 발을 맞춰서 뛸 사람이 누가 있겠나. 타격 후 1루까지 전력질주할 때 왼발도 오른발도 베이스를 밟을 수 있는 건데, 스리피트 규정을 피하려면 무조건 왼발로 밟아야 한다. 그러면 선수 부상이 있을 수도 있고 말이 안 된다. 틀에 박힌 판정이 아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는 스리피트 수비방해 판정 논란은 계속되자 20일 "규정을 세분화해 명확히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KBO는 홍 감독이 어필한 내용도 심의했는데, 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KBO는 "타자주자가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을 경우, 부득이하게 왼발이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3피트 라인 위반 예외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하지만 해당 사항은 국제 규정(MLB, NPB) 상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KBO리그에서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분명히 했다. 해당 내용은 세분화했을 때 오히려 혼란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3피트 수비방해 규정 적용과 관련해 다른 것보다도 "일관성 있는 판정"을 요구해왔다. KIA 투수 양현종은 "일관성 있게 결과가 나와야 한다. 선수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니 말이 많아지는 게 아니겠는가. 진짜 일관성 있게 적용할 정확한 규정이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에 KBO도 일관성에 무게를 두고 세분화를 시도했다. 기존 야구 규칙 5.09와 6.01은 『타자주자가 본루에서 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면서 파울 라인 안팎의 3피트 라인을 벗어남으로써 1루 송구를 처리하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경우 타자주자는 아웃 선언되고 다른 주자들은 방해 발생 순간에 점유하고 있었던 베이스로 돌아가야 된다』고 규정했다. 그동안 심판진은 규정에 따라 1루 수비를 방해하지 않는 경우 파울 라인 안쪽으로 뛰었다고 무조건 아웃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며, 심판원이 송구를 악송구로 판단하였을 경우에도 수비 방해로 판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기부터는 규정 적용이 달라진다. KBO는 "주자의 주루가 ‘방해의 원인’이 되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경우 수비 방해를 선언한다. 2023년 후반기부터 판정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타자주자의 3피트 라인 안쪽 주루 행위가 명백히 수비(송구 또는 포구) ‘방해의 원인’이 되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는 경우에도 수비 방해로 선언하기로 했다. (실제 플레이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 내용은 지난 13일 광주 삼성-KIA전에 나온 3피트 수비방해 판정 논란을 반영한 결과다. 3회 KIA 수비 상황에서 타자주자 호세 피렐라가 땅볼을 치고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었고, KIA 투수 양현종의 1루 송구가 1루수 오른쪽으로 크게 빠졌다. KIA는 피렐라의 3피트 규정 위반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는데, 심판진은 "타자주자가 페어지역으로 뛰긴 했지만 투수 송구미스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규정 적용안에 따르면 피렐라의 주루 행위가 양현종의 송구 방해 원인이 됐다고 판단하면 수비 방해를 선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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