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 개선 나선 금감원…'절판 마케팅' 기회 잡은 보험사

영업현장에서 운전자·단기납 종신보험 절판 마케팅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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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금융감독원이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단기납 종신보험(무·저해지)의 상품개선을 발표하면서 영업현장에서는 '절판 마케팅'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설계사와 GA(법인보험대리점)은 상품 개선 전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며 영업에 나서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단기납 종신보험(무·저해지)을 다음달 말까지 개정한다는 발표 직후부터 영업현장에서는 절판마케팅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단기납 종신보험을 보험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으로 지목하고 상품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보험기간이 최대 100세로 운영됐던 운전자보험 보험기간은 최대 20년으로 제한되고, 가입연령이 35세까지 확대됐던 어린이보험은 15세로 제한되면서 일명 ‘어른이보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또 납입만 완료하면 유지보너스를 지급하는 10년 미만의 단기납 종신보험은 유지보너스 지급이 제한되면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이들 상품에 대한 개선에 나서면서 영업현장에서는 절판마케팅에 나서는 분위기다. 절판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질 상품은 운전자보험이다. 운전자보험이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험가입 대상도 가장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이 개선방안을 발표한 당일 오후 한 보험설계사는 SNS라이브 방송을 통해 운전자보험의 보험기간이 20년으로 바뀌기 전에 100세 만기까지는 아니어도 80세 만기 정도로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전자보험도 사고경력이 있는 고객들 중에는 인수 거절을 당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 20년 만기 이후 사고경력이 있다면 인수거절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만기가 최대한 긴 상품에 가입해 두는 것이 고객에게 유리하다”며 “20년 만기나 80세 만기나 보험료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 대형 GA 관리자는 “운전자보험은 일명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부터 최근 변호사선임비용 이슈까지 몇 차례 절판 경험이 쌓인 상품이기 때문에 영업 현장에서도 익숙한 상품이라 별 어려움 없이 절판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보사들도 자금에 여유가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최근 시책 경쟁을 펼쳐 매출 확대를 경험한 만큼 퇴출을 앞두고 한번 더 시책 경쟁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20~30년에 달하는 기존의 종신보험과 달리 납입기간을 5~7년을 줄이고 만기 보너스까지 더해 납입 보험료보다 107~111% 더 많은 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생보사들은 이 상품을 은행 이율보다 더 높은 종신보험이라며 판매했다. 특히,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까지 보험설계사들에 높은 시책(상품판매 수수료 외에도 별도의 성과수당)까지 내걸며 경쟁에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 개선을 앞두고 영업현장의 절판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라며 “특히, 휴가철인 7~8월은 영업이 어려워 해외여행 등의 시상 및 이벤트로 영업을 독려하는 시기인 만큼 절판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해당 상품들에 대한 가입 니즈가 있었던 고객들이라면 상품이 개정되기 전에 가입하는 것도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보험은 장기상품인 만큼 충분한 고민을 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