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할 것 없는…석등에서 위안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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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짙어가는 초여름이다.
벌써 한낮 기온이 30℃를 넘었다.
이번 작품은 불암산에 위치한 불암사를 그린 그림이다.
삼육대학교를 지나 별내 쪽 방향에서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산중턱에 암벽을 배경으로 자리한 불암사는 작지만 매우 단아한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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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짙어가는 초여름이다. 벌써 한낮 기온이 30℃를 넘었다. 그래도 우리 주변에는 산이 많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에도 도봉산과 북한산을 비롯해 관악산 수락산 사패산 그리고 불암산 등 아름다운 산들이 수도권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불암산에 위치한 불암사를 그린 그림이다. 불암산佛巖山은 암산巖山으로 불상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서울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 경계에 위치한 508m의 높지 않은 산이다. 불암사는 제25교구인 봉선사의 말사로서 824년 통일신라승녀인 지증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서울 근교 명찰의 하나로 세조 때 사방에 원찰을 하나씩 정할 때 동불암으로 꼽혔던 곳이다.
불암산은 여러 곳의 등산로가 있는데, 특히 공릉동 쪽 등산로는 군부대와 문화재청 구역으로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조선조 중종의 두 번째 계비인 문정왕후의 무덤인 세계문화유산 태강릉을 비롯해 육군사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국립과학기술대학교 등 교육시설과 한전연수원과 태릉선수촌 등이 방패가 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잃지 않고 있다.
삼육대학교를 지나 별내 쪽 방향에서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산중턱에 암벽을 배경으로 자리한 불암사는 작지만 매우 단아한 사찰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종종 찾아와 시름을 덜고 있다. 절입구로 걸어들어가는 길옆의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은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빽빽하다. 숲길을 지나면 사찰 입구에 비단 잉어들이 가득한 연못이 있고, 그 연못 옆에는 오래된 밤나무가 세월을 견디며 드러누워 있다. 원래는 우물 자리인데 지금 물은 없고 옛날 모습 그대로 늙은 밤나무만이 샘터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
절 입구에서 흰둥이 진돗개가 반겨준다. 대웅전 옆에는 종루가 있고 앞에는 석등이 서 있다. 절 뒤에는 웅장한 바위 암벽이 있고, 암벽 너머 위쪽에 하얀 석탑이 아름답다. 암벽에는 불상이 새겨져 있는데 실루엣이 옷감을 걸친 듯 부드럽고 섬세하다.
이번 작품은 대웅전 앞 석등을 그린 그림이다. 불교에서 석등은 석가모니 말씀을 전파한다는 의미가 있다지만 종교와는 무관하게 석등의 느낌이 좋다. 왠지 등불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듯하기 때문이다.
한국화가 박진순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인천대학교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 활동.
1994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국립현대미술관).
2006 서울미술대상전특선(서울시립미술관).
2006 겸재진경공모대전특선(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월간산 7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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