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김성훈 감독 “하정우·주지훈 식상해? 확신의 캐스팅!” [인터뷰]

이승미 기자 2023. 7. 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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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기대작이 대거 쏟아지는 최성수기 여름 극장에 7년 만에 신작 ‘비공식작전’(제작 와인드업필름·와이낫필름)을 내놓는 김성훈(52) 감독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경쟁 부담”이 크지만 ‘비공식작전’ 뿐만 아니라 한 주 먼저 개봉하는 ‘밀수’를 비롯해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모든 한국영화들이 관객의 사랑을 받길 바란다며 “한국영화는 ‘범죄도시’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관객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은 1986년 레바논의 한국 외교관이 이슬람교 과격단체 소속의 무장 괴한에게 납치됐던 실화를 모티브로 1년 8개월 전 실종된 레바논 주제 서기관을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향하는 중동과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그를 돕는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이야기를 8월 2일 개봉하는 영화에 담았다.

연출을 제안 받고 원안을 딱 다섯 페이지 정도 읽었을 때 “이 영화를 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는 김 감독은 “모두가 잊고 있던 단 한 명의 사람을 구하기 위해 간절하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나에게는 마블영화 속 영웅이 아닌 이러한 사람들이 진짜 영웅이다”고 말하며 눈을 빛냈다.

●“또 하정우·주지훈? 최고의 캐스팅 자신 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전작인 영화 ‘터널’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각각 주인공을 맡았던 하정우와 주지훈을 투톱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신과함께’ 시리즈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두 배우의 콤비플레이에 일각에서는 “식상한 그림”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김 감독은 두 배우의 캐스팅에 자신감이 넘쳤다.

“앞으로 제가 몇 편의 영화를 더 찍게 될지 모르지만 전 늘 지금 촬영하는 영화를 ‘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이 영화가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면 대한민국에서 이 영화, 이 캐릭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에게 맡기고 싶겠죠. 그렇게 생각했을 때 떠오른 두 배우가 바로 하정우와 주지훈씨였어요. 두 사람은 언제나 믿을 수 있어요.”

배우로서도 훌륭하지만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두 사람 덕분에 5개월이 넘는 긴 모로코 촬영 기간 동안 맛있는 음식도 잔뜩 먹었다고 돌이켰다. 장조림은 물론 모로코에서 공수한 갑오징어로 젓갈까지 담가 먹는 두 배우의 요리 실력에 대해 “백종원 선생님도 보시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두 사람 다 정말 요리를 잘하는데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요. 하정우씨는 MSG를 한 톨도 쓰지 않고 모든 음식을 사골 베이스로 만들어요. 주지훈씨는 어떤 양념이건 섞으면 결국 그게 MSG라면서 MSG를 아낌없이 쓰는 스타일인데 둘 다 정말 잘하죠. 김장까지 하고 수육, 도미찜 별걸 더 만들더라고요. 두 배우가 만들어준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서 아내에게 보낼 때마다 아내가 ‘한국에서보다 더 잘 먹고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았다”

팬데믹으로 거의 모든 나라가 국경을 폐쇄하던 2021년 전세기 입국에 한해서 현지 촬영을 허락해준 모로코의 배려 덕에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게 하나도 없는 촬영이었음에도 “시간이 지나면 나를 버리고 간 첫사랑도 아름답게 추억하지 않냐. 지금 돌이켜보면 보면 모로코의 촬영은 좋은 것들뿐이다”며 웃었다.

“아프리카라는 낯선 땅에 이슬람이라는 낯선 종교와 의상까지 처음에는 두렵고 무서웠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모든 건 편견이었을 뿐 현지 스태프들부터 시민들까지 정말 너무나 따뜻하게 저희를 대해주셨어요. 저희가 지나갈 때 마다 ‘오징어게임’과 방탄소년단 이야기를 하며 박수를 쳐주셨죠. 숙소에 와서 간식거리를 주고 가는 분들도 계셨고 마지막 촬영 후에는 이별의 아쉬움에 저희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계셨죠.”

김성훈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첫 시사회를 마친 후에도 시간과 돈을 들여서 일부 장면의 거슬리는 사운드 믹싱을 수정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 주변에서는 “관객들은 아무도 모른다”며 굳이 수정할 필요가 없을 거라 했지만 김 감독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철없을 때 제가 많이 썼던 말이 ‘대세에는 지장 없어’ 였어요. 아주 사소한 문제점이 보여도 ‘대세에는 지장 없으니 그냥 가면 돼’라고 했죠. 관객들의 마음도 제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으로 첫 영화(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엄청나게 실패했죠. 같이 사는 아내의 심정도 잘 모르면서 감히 일면식도 없는 관객의 마음을 다 알고 있다고 자신했던 제 자신이 너무 건방졌었고 또 부끄러웠어요. 첫 영화 이후에는 절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관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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